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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웅이 지난해 구축한 ‘대형링 롤링밀’. 태웅 제공 |
- 정부 반도체 프로젝트 수혜 기대
- 일본 원전 해체사업 참여도 타진
부산의 금속 단조품 제조기업 ㈜태웅이 영국에서 추진 중인 대형 원자력 발전소 건립 사업에 핵심 단조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소형모듈원자로(SMR)에 주기기와 보조기기를 납품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한 태웅은 대형 원전으로 진출,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을 끌어올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태웅은 영국 서퍽 해안에 건설 중인 ‘시즈웰C(Sizewell C)’ 원전에 핵심 대형 단조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고 9일 밝혔다. 시즈웰C는 UK 유럽형 가압수형 원자로(EPR) 2기를 적용한 3.2GW급 대형 원전이다. 프랑스 국영 전력회사 EDF 주도로 추진되는 유럽의 대표 신규 원전 프로젝트로 꼽힌다. 태웅이 납품하는 단조품은 원전 설비에 활용되는 보조기기인 단조링이다.
이번 수주로 태웅은 대형 원전과 SMR을 모두 아우르는 기술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올해 들어 3월 체코의 원전 기자재 기업 ‘스코다JS’에 사용후 핵연료 저장용 용기(캐스크)를 공급하는 계약을 한 데 이어 4월 신한울 원전 3·4호기 단조품 공급 계약도 따냈다. 지난달에는 테라파워가 추진하는 미국 첫 상업용 SMR의 주기기 핵심 부품을 수주했다.
태웅은 SMR에 이어 대형 원전 단조품 분야에서 유럽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태웅 관계자는 “현재 원전사업 매출 비중이 크지 않지만 성장 속도가 빠른 점에 주목한다”며 “SMR 주기기 수주 실적은 대형 원전 공급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일본 후쿠시마 원전 해체용 캐스크 사업 수주도 추진 중이다. 한국 기업으로 유일하게 입찰에 참여한 태웅은 이 프로젝트를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특히 태웅은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한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서남권(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전력량은 6.3GW에 달한다. 이는 대형 원전 5, 6기 규모와 맞먹는다. 반도체 공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만큼 원전 시장에서 태웅의 입지를 넓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정부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7GW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경북 영덕군 대형 원전 2기, 부산 기장군 SMR 1기 추가 건설 등을 진행 중이다. 원전 대형 단조품뿐만 아니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용 대구경플랜지(큰 직경의 관이음새) 공급에서도 아시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보유했다는 게 태웅 측 설명이다. 허욱 태웅 사장은 “2020년부터 원전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집중 투자해 왔다”며 “지난해 대형링 롤링밀(압연 설비) 증설로 기술 기반을 강화한 만큼 국내 에너지 인프라 확대와 글로벌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