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현 간부 탈락 비전문가 임명
- 사장 등 해수부·정치권서 독식
- BPA 안팎 거센 비판·반발 기류
올해 150주년을 맞은 부산항의 핵심 개발사업을 이끄는 부산항만공사(BPA) 건설본부장에 정치권 출신 비전문가가 임명돼 논란이 인다. BPA 안팎에서는 계속되는 ‘낙하산 인사’에 반발 기류가 거세다.
5일 BPA 등에 따르면 최근 부산의 한 건설회사 임원 출신 A(66) 씨가 BPA 건설본부장에 취임했다. BPA는 지난 2월부터 건설본부장 공모를 진행해 A 씨를 비롯한 3명의 지원자를 최종후보로 추렸는데, A 씨가 최종 낙점됐다.
공모 과정에서부터 A 씨의 이력 탓에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부산 항만 건설업체 B 사의 임원으로 일한 것 외에는 관련 분야 경험이 없어 전문성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BPA 내부는 물론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더욱이 B사가 BPA 발주 사업 관련 업체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우려까지 나온다.
무엇보다 BPA 건설본부장은 진해신항 개발과 스마트항만 구축, 자동화 부두 조성, 항만 배후단지 개발 등 수조 원 규모의 국가 항만 인프라 사업을 총괄하는 ‘기술 수장’이라는 점에서 A 본부장의 임명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항만업계 관계자는 “BPA 건설본부장은 단순히 공사를 발주하고 관리하는 자리가 아니다. 부두 구조물, 준설, 배후단지 개발 등 항만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필요하다”며 “A 본부장이 과연 그런 자격을 갖췄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지내는 등 정치권 인사로 분류된 A 본부장은 공모 초기부터 사실상 내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에 BPA 노조는 성명을 내고 “항만건설 분야 전문성 부족, 관련 업계 이력에 따른 이해충돌 가능성, 외부인사로서 내부통제 취약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관치 인사’의 구습을 끊고, 현장 전문성을 선택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BPA 낙하산 인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현 송상근 사장을 포함, 역대 8명의 사장 가운데 3대 노기태·6대 남기찬 사장을 제외한 6명은 모두 해양수산부 또는 타부처 고위 관료 출신이다. 이른바 ‘해수부 마피아’가 BPA 사장 자리를 독식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사장뿐만 아니라 부사장에 해당하는 경영·건설·운영본부장도 해수부 출신 또는 정치권 인사가 기용된 사례가 많다. 이번 건설본부장 공모에도 A 본부장보다 항만 개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BPA 전·현직 간부 2명이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결국 A 씨가 자리를 꿰찼다.
이에 BPA 내부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는 더는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 박인호 공동대표는 “북극항로 개척, 진해신항 개발 등 부산항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있는데 BPA가 또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을 자초했다”며 “부산항의 미래를 위해서는 전문성과 윤리의식, 지역과 상생하고자 하는 마인드를 갖춘 임원이 임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