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로 인한 수급 쏠림 현상이 유독 심하게 나타났다. 특히 이들 종목이 상장되어 있는 유가증권 시장 코스피에서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56%에 달해 지수의 등락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제는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ETF 때문에 시장 전체의 극심한 변동성을 유발했다는 점이다. 한 달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무려 세 차례의 서킷브레이커(일시매매정지)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에서 가격이 급락할 때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고 투자자들이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매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제도다. 1단계, 2단계, 3단계를 통해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며 1단계는 코스피, 코스닥시장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급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때 해당 시장에서 주식거래를 20분간 중단하고, 이후 10분간 단일가 거래를 하는 것을 말한다.
반도체 시가총액 1, 2위 종목 레버리지 ETF 때문에 시장의 수급적인 왜곡 현상이 나타나 코스닥시장은 6월 26일 장중 한때 830선 후반까지 밀리기도 했다. 지난달 말에는 정부가 서남권 반도체 생산거점 구축에 800조 원, AI데이터센터 인프라에 550조 원을 지원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655조 원, SK그룹은 반도체에 1100조 원, AI 데이터센터에 1000조 원 등 2100조 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확정하며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하지만 호재가 코스피 주가지수에 선반영되었는지 오히려 코스닥시장이 종가 기준 8%를 넘는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장의 변동성이 엄청나다. 지난달 동안 하루 평균 장중 4, 5% 이상의 급등락을 보이는 등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변동성을 보였다. 이는 시장의 기초체력인 펀더멘털의 훼손보다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로의 극단적인 자금 쏠림과 이에 따른 피로감이 시장에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이달 초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성적표가 공개된다. 최근 주가 조정이 실적 악화 때문이 아닌 만큼 이익 추정치가 지속적으로 상향되는 업종은 하방경직성을 형성할 것으로 본다.
국민연금 등 기관과 외국인의 리밸런싱 공포에 따른 ‘매도 폭탄’ 우려는 증권가에서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급 불안을 자극한 것은 분명하다. 대형주 투톱에 갇혀있던 자금이 이달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코스닥이나 그간 소외되었던 저평가 우량주로 일부 분산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코스닥시장의 체질 개선과 활성화를 위해 도입을 추진 중인 시장 분할 운영 및 경쟁 시스템인 ‘코스닥 승강제’도 하반기에 구체화할 것이다. 지난 5월 며칠 만에 완판되었던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2차 출시도 3분기 중 예정이다. 모집 규모는 1차와 동일한 총 6000억 원 규모를 예상한다.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AI 방산 등 12개 첨단 전략산업 분야에 집중 투자될 예정이기에 해당 섹터에 대한 수급적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