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급 500만 원 이상 371만 명
- 고소득 근로자 비중 역대 최대
- 대규모 성과급, 물가 상승 자극
- 금리 인상 땐 취약계층 직격탄
- 초과세수 활용 보호 정책 필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발 역대급 임금 인상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저소득층이 고통받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점차 강해지는 인플레이션 압력 앞에 초과세수를 활용해 저소득층을 보호할 핀셋형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10월) 기준 임금근로자 2248만8000명 가운데 최근 3개월 월평균 임금(상여금 포함·세전)이 ‘500만 원 이상’인 근로자는 371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대비 비중은 16.5%로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500만 원 이상’은 데이터처의 임금수준 분류 최고 구간으로, 지난해 하반기 고소득 근로자 비중이 유의미하게 커졌다는 의미다.
여기에 반도체산업 슈퍼 사이클에 따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같이 영업이익에 연동해 대규모 성과급을 주는 사업체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7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업계 상위 1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업체의 비중이 늘어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개월 뒤 0.05%포인트(p)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전 산업 특별급여가 똑같이 10% 상승하더라도 평균적인 수준에서 늘어나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일부 업종에 집중돼 상승하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SNS에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전망이지만 소비자물가 지수는 3%에 머물고 있다”며 “거시지표는 뜨겁지만 자영업자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차갑다”고 지적했다.
저소득층은 ‘호황 사각지대’에서 고물가 직격탄만 맞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물가 상승은 저소득층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저소득층은 지출 측면에서 식료품·에너지·교통·주거비 등 필수재의 비중이 크다. 통상적으로 필수재가 오르면 가계의 가처분 소득도 크게 감소한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최근 “중동 전쟁 이후 국제 유가 급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20% 넘게 상승했고, 근원 물가도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면서 “특히 국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높은 오름세를 보이면서 저소득층 생계비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물가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부담은 또 저소득층에 쏠린다. 김 정책실장은 “금리가 오르면 반도체 성과급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호황을 체감하지 못한 자영업자와 취약차주,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먼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며 “호황의 과실은 위로 향하고 긴축의 고통은 아래로 향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