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삼성전기 패키지개발팀장 황치원 상무가 제품을 설명하는 모습(왼쪽)과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 조지태 전무가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성장 전략을 설명하는 모습. 각 사 제공 |
- 삼성, 국내 첫 ‘FCBGA’ 양산
- 글로벌 선두 日이비덴과 경쟁
- LG이노텍, 자율주행·AI용 등
- 2028년까지 단계적 진출 계획
‘노루목을 잡아라’.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IT 부품 대기업들이 AI 붐으로 촉발된 유래 없는 호황에서 기술 장벽이 높지만 한 번 진입하면 큰 이익을 남기는 전략 부품에 도전 중이다. 노루목이란 넓은 들에서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좁은 지역 또는 노루가 자주 다니는 길목이라는 뜻으로, 사냥꾼이 이곳을 지키고 있으면 사냥하기 수월해진다.
■삼성전기, 하이엔드 기판 선점
삼성전기는 반도체기판 가운데 하나인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를 높은 기술력을 확보해 이 시장을 선점했다. FCBGA는 고집적 반도체 칩과 기판을 플립칩 범프(Flip-chip Bump·접합 돌기, 반도체를 뒤집어 돌기 모양의 부품)로 연결해 전기·열적 특성을 높인 패키지기판이다. 데이터센터 서버, PC, 네트워크, 자동차용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 처리 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삼성전기는 2022년 10월 기술 난도가 높은 서버용 FCBGA(사진)를 국내 최초로 양산하며 고부가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서버용 FCBGA는 일반 PC용 기판보다 면적이 4배 이상 크고 내부 층수도 2배 이상 높아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GPU(그래픽 처리 장치)에 반드시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과점 생산한다면 삼성전기는 AI로 촉발된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에서 고난도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셈이다. FCBGA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주력 제품이다. AMD 등 서버형 공급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삼성전기는 현재 FCBGA 시장 글로벌 1위인 일본 이비덴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삼성전기는 AI 클라우드 시장 성장에 따른 고성능 서버 및 네트워크, 자율주행 등 하이엔드 반도체기판 시장에 집중해 올해까지 고부가 FCBGA 제품 비중을 6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기 내에서 FCBGA 등 패키지기판을 담당하는 패키지솔루션사업부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조3018억 원이었다. 지난해에는 전년도인 2024년 연간 매출 2조347억 원보다 약 17% 성장했다.
인텔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54억2000만 달러(약 8조2100억 원) 규모였던 글로벌 FCBGA 기판 시장은 2032년 95억4800만 달러(약 14조4600억 원)로 연평균 10.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 패키지기판 도전장
 |
| LG이노텍의 대면적, 초대면적 FCBGA 기판 샘플 제품.
LG이노텍 제공 |
LG이노텍이 패키지 기판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LG이노텍은 최근 서울 마곡 본사에서 미디어 테크 데이를 열어 이를 공식화했다. LG이노텍은 패키지설루션 사업에서 지난해 전체 연간 매출의 약 10%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19%를 차지함에 따라 고부가 사업으로 판단하고 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셈이다.
지난해 LG이노텍 패키지설루션 사업 매출은 1조7200억 원으로 2024년(1조4600억 원)보다 약 1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이 사업 영업이익은 708억 원에서 1289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이노텍은 2022년 FCBGA 기판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LG전자로부터 경북 구미 4공장을 인수해 FCBGA 기판 신규 생산라인인 ‘드림 팩토리(총 2만6000㎡)를 구축한 바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글로벌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해 오는 2028년까지 자율주행, AI 가속기·서버용 FCBGA 기판 등 하이엔드급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FCBGA 시장에서 LG이노텍은 삼성전기의 후발 주자다. LG이노텍은 주로 애플 아이폰에 광학 설루션을 주로 납품하는데 이와 같은 높은 애플 의존도는 회사의 큰 리스크로 작용했기 때문에 사업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 회사 운영이 절실한 상황이다.
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LG이노텍은 엣지 컴퓨팅, 방산 등 다양한 영역에 확대 적용 가능한 FCBGA 기판을 지속 개발하는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 신규 고객 발굴을 이어가며 FCBGA를 핵심 사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이번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FCBGA, RF-SiP(Radio Frequency-System in Package, 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 FC-CSP(Flip Chip-Chip Scale Package,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를 전략 제품으로 소개했다. 모바일 패키지기판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술 난도가 높고 고수익을 내는 서버용 FCBGA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게 LG이노텍 전략이다.
※ 반도체 패키지기판
반도체 칩과 메인 보드를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칩을 보호하며 칩 성능을 최적화한다. 인공지능, 고성능 컴퓨팅,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반도체 칩은 더 작고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려면 기판도 더 많은 입출력 단자를 수용하고 신호 속도를 극대화하며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 반도체 패키지기판 국내업체 경쟁 상황 |
구분 |
삼성전기 |
LG이노텍 |
현재 위치 |
시장선점자 |
공격적 후발 주자 |
핵심 거점 |
부산사업장 |
구미 드림팩토리 |
핵심 전략 |
고부가 제품 비중 60% 확대 |
사업 다각화 |
목표 시장 |
AI서버, 네트워크, 자율주행 |
AI서버, 엣지 컴퓨팅, 방산 |
※자료: 각 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