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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금융단지 내 기술보증기금 본사 전경. 국제신문DB |
- 관련법 개정으로 자료 확보 추진
- 캠코·예보 등도 조회 체계 마련
비트코인 등 국내 기업의 가상가산 보유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술보증기금(기보) 등 정부 산하 금융공기업들이 가상자산 형태 은닉재산 환수에 본격 나섰다.
1일 기보에 따르면 대위변제 발생액은 지난해 1조5677억 원으로 2022년(6678억 원)보다 134.8%(8999억 원) 폭증했다. 기보는 기술력이 있으나 담보 능력이 미약한 중소벤처기업의 금전 채무를 보증하는데 사업자가 빚을 갚지 못하면 우선 대신 갚아주고 구상권을 청구해 채권을 회수한다. 대위변제 규모가 3년 만에 급증했다는 것은 변제 의무를 감당하지 못하는 위기 기업이 빠르게 늘어났다는 의미다.
기보의 구상권 회수 실적도 감소 추세다. 구상권 회수액은 지난해 1462억 원으로 2022년(1717억 원) 대비 14.9% 감소했다. 회수율 역시 지난해 2.8%로 2022년(3.5%)보다 0.7%p 하락했다. 2022년 이후 고금리·고환율 기조와 내수부진, 경기 둔화 등 복합적인 경기 악화로 중소벤처기업 채무 이행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대위변제 발생 규모가 폭증한 배경에는 경기 부진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게 기보 측 설명이다. 가상자산 거래가 본격화하면서 자산 은닉 사례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올해 1분기 기준 지방세 체납자 976명한테서 가상자산 39억 원을 압류했다. 또 감사원은 지난해 새출발기금의 3000만 원 이상 감면자 1만7533명을 조사한 결과 가상자산을 1000만 원 이상 보유한 이가 26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보 관계자는 “가상자산을 통한 자산은닉 사례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기보는 기술보증기금법상 채무자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확인할 근거가 없어 신속한 구상권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기보는 해당법 개정을 통해 가상자산을 활용한 은닉자산 파악에 나선다. 이 개정안은 지난 1월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 대표 발의로, 지난달 20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거쳐 법사위 심사를 앞뒀다. 개정안은 자료 제공 요청 대상에 빗썸 업비트 등 가상자산사업자를 추가하고 국세 및 지방세 납세자의 과세정보 요청항목을 구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나아가 주민등록전산정보자료, 국민·외국인의 출입국자료 확보도 추진한다. 기보는 이를 통해 구상권 회수율을 높이고 재무건전성 강화를 기대한다.
정부 채무조정기구와 금융 공공기관 등도 법 개정을 통해 가상자산 형태의 은닉재산 찾기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신용회복위원회와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 4월 신용정보법 개정에 따라 채무자의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일괄 조회한다. 한국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예금자보호법 개정을 통해 가상자산사업자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도 무역보험법 개정을 통해 가상자산 은닉재산 환수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