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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하게, 독하게, 말차맛까지…소주의 ‘틈새 마케팅’

시장 위축 속 다양한 취향 겨냥

  • 이유진 기자 eeuu@kookje.co.kr
  •  |   입력 : 2026-05-03 19:11:04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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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칠성 20도 ‘클래식’ 출시
- 대선주조·무학 15.7도로 맞불
- 선양, MZ 저격 말차소주 선봬
- 하이트진로 국산쌀 증류주 추진

왼쪽부터 대선주조 ‘부산’, 무학 ‘올 뉴 좋은데이’, 선양소주 ‘선양 말차’, 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클래식’. 각 사 제공
과음하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술 소비량이 급감하자 국내 주류업계가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겨냥한 신제품을 줄줄이 내놓는다. 저도주에 이어 고도주, 유행하는 각종 첨가물까지 조금의 틈이라도 비집고 들어가겠다는 니치마케팅(틈새마케팅)의 정수를 보여준다.

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의 고도주 제품인 ‘처음처럼 진’을 리뉴얼한 ‘처음처럼 클래식’을 최근 출시했다. 저도주가 트렌드로 떠오른 상황에서도 고도수 소주 수요가 지속되는 틈새시장을 노렸다. ‘처음처럼’ 출시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처음처럼 클래식’은 ‘20년 전 본연의 레시피로 돌아온 진하고 부드러운 소주’ 콘셉트로 기획됐다. 첫 출시 때와 동일한 알코올 도수 20도에 알라닌 아스파라진 자일리톨 등 당시의 첨가물을 그대로 넣은 게 특징이다.

반면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한 저도주 선호 현상에 맞춰 부산과 경남을 각각 대표하는 주류 제조사인 대선주조와 무학은 15.7도의 신제품을 내놨다. 대선주조는 같은 도수의 신제품 ‘부산(釜山)’을 지난 2월부터 선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무학은 부드러운 소주 ‘좋은데이’ 출시 20주년을 맞아 리뉴얼한 ‘올 뉴(All New) 좋은데이’를 출시했다.

충청권 주류기업인 선양소주도 주류시장에서의 입지 확보를 위해 아등바등한다. 지난달 ‘20여 년 전 가격’인 990원에 ‘착한소주 990’을 990만 병 한정 출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MZ세대 입맛을 겨냥한 ‘말차코어’ 신제품을 선보인다. ‘선양 말차’는 말차추출분말 침출액 1%(6.4㎖)를 함유해 쌉쌀하면서도 향긋한 여운을 부드럽게 살린 것이 특징이라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14.9도에 제로슈거로 출시돼 열량 부담을 줄였다.

하이트진로는 국산 가공용 벼 품종을 활용한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개발을 위해 최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업무협약을 했다. 국산 원료를 활용한 증류식 소주 시장의 고급화를 추진한다는 취지다. 하이트진로는 증류식 소주 제조에 특화한 전용쌀 ‘주향미’를 활용해 발효 증류 숙성 등의 과정을 거친 제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15년 407만3615㎘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315만1371㎘로 9년 만에 22.6%나 쪼그라들었다. 이는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회식 등 술자리가 급격히 줄고 건강과 자기관리를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역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렵고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자들 호기심을 끌기 위해 각종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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