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 17일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
정부가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국민 70%에게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주기로 한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정작 수도권 주유소 기준으로 10곳 중 1곳 정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랑상품권 가맹 주유소 비율이 12%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국 기준으로도 사용 가능 주유소 비율은 절반에 못미쳤다.
2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17개 지자체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만752개 주유소 중 지역사랑상품권 가맹 주유소 수는 총 4530개로 파악됐다. 가맹비율은 42.1%다.
천 의원은 “전국 주유소 10곳 중 6곳에서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울산의 해당 비율이 0%로 가장 낮았다. 천 의원은 “울산광역시는 조례에 따라 주유소를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에서 제외해 가맹비율이 0%”라며 “109만 명의 울산시민은 제도적으로 주유소에서 지원금을 사용할 길 자체가 차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도 저조했다. 수도권 3개 시도의 지역사랑상품권 가맹 주유소 비율은 경기 8.65%, 인천 19.0%, 서울 22.9% 수준에 그쳤다. 수도권 전체 가맹비율은 11.68%다.
비수도권 14개 시도 중 울산 다음으로는 부산(19.64%) 대전(25.98%) 제주(35.57%%) 등 순으로 가맹비율이 낮았다. 경남은 48.88%로 파악됐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전쟁 추경’의 핵심 사업이다. 소득하위 70% 국민에게 1인당 최대 60만 원(비수도권 기초생활수급자 기준)이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다. 사용처는 연매출 30억 원 미만 소상공인이다.
하지만 연매출 30억 원 이상 주유소는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이번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처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게 천 의원의 지적이다.
이미 천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경안 정책질의에서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고유가 피해 지원금인데 주유소에서 못 쓴다는 것은 사실 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며 “연매출 30억 원 기준을 우리가 나름 고수해 왔던 것은 이해하지만 이번에는 예외를 적용해 주유소에서는 최소한 사용할 수 있게 해줘야한다”고 정부에 제도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그 이후인 4월 11일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연매출 30억 원 이하 기준을 적용한다는 기본 원칙은 유지하겠다”고 답변해 사실상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천 의원은 “고유가 피해지원이라는 이름까지 붙여놓고 정작 국민이 주유소에서 기름 한 방울 넣을 수 없는 상품권을 나눠주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최소한 주유소만큼은 매출 기준에 예외를 둬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도록 행정안전부 지역사랑상품권 운영지침을 즉시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