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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31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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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업계가 중동사태 장기화에 따른 유류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먼저 공급하고 공급가를 나중에 확정·정산하는 거래 관행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그간 ‘깜깜이 가격’ 논란을 야기해 온 관행적 ‘사후정산제’가 중동 전쟁을 계기로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국회 본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최로 ▷정유 4사(SK에너지·HD현대오일뱅크·S-OIL·GS칼텍스) ▷한국주유소협회 ▷중소기업중앙회와 이 같은 내용의 상생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정유업계는 그동안 지속해 온 사후정산 관행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지난 5일 당정협의회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한 이후 나흘 만에 정부와 정유업계가 공식적으로 협약을 맺은 것이다.
주유소 사후정산제는 말 그대로 정유사가 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할 때 가격을 즉시 제시하지 않고 일정 기간(통상 10~30일)이 지난 뒤 시장 상황을 반영해 최종 공급가를 정산하는 방식이다.
주유소로서는 정확한 매입 단가를 모른 채 소비자 판매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고, 이는 ▷원가 불투명성에 따른 판매가 상승 ▷정유사 중심의 불공정한 공급가 정산 ▷깜깜이 가격 책정 등의 문제를 야기했다.
특히 중동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사후정산 방식의 현 거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정유업계가 정부·여당과 논의를 거쳐 사후정산을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공정위는 “정유업계 거래 관행에 대한 개선 사항을 ‘석유유통업종 표준대리점거래계약서’에 반영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불합리한 거래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상생협약 체결에는 ‘정유사와 상표주유소 간 전속계약 관행에서 탈피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속계약 관행은 주유소가 특정 정유사의 제품만을 공급받는 것이다. 시장 내 가격 경쟁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날 공정위는 같은 장소에서 플라스틱 가공업계와도 별도의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대기업들은 ▷원재료 비용 상승분을 반영한 납품대금 조정 ▷납품대금 조기 지급 ▷원재료 수급 어려움에 따른 납품기일 연장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