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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사태’ 공급망 무너진 지역기업 “문닫기 직전”

석유화학 기반 중소업체들 “자잿값 급등 그나마 끊길판”

  • 이유진 기자 eeuu@kookje.co.kr최승희 기자
  •  |   입력 : 2026-04-08 19:34:05
  •  |   본지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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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급난 건설현장으로 번져
- 종전까지 버틸 지원안 절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으나 한 달 넘게 이어진 중동사태로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타격을 입은 국내 산업이 정상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기업들 사이에서 “오늘 내일 공장이 문 닫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불안의 목소리가 고조된다.
부산의 한 공장 모습.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국제신문DB
8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플라스틱 합성수지 고무 페인트 등 석유화학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부산 중소업체들은 원부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 부산의 한 산업용 기계부품 제조업체 A 사 관계자는 “중간 케미컬업체가 간신히 공장을 돌릴 정도의 원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단가는 30% 정도 올랐다”며 “이것마저 끊기면 공장이 당장 문을 닫아야 해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산의 한 자동차부품업체 B 사는 원자재 가격이 30~70%까지 급등하면서 상황이 한계에 달했다. B 사의 주요 제품은 플라스틱 알루미늄 페인트 등이 원료인데 , 나프타(납사) 수급이 불안정해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B 사 관계자는 “다음 달에 대한 원자재 단가 인상을 통보받았다”며 “더는 견디기 힘들다고 판단해 원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려 한다. 이와 관련해 완성차 업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토로했다.

중동전쟁 휴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일단 열리게 됐으나, 원유 등 공급망 정상화에는 최소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상공계 관계자는 “휴전했다고 바로 숨통이 트이지는 않는다”며 “공급망이 회복되기 전까지 중소업체들이 버틸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신히 숨을 붙들고 있는 지역 기업에 지자체 금융권 유관기관의 촘촘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원부자재 수급 차질이 건설 현장으로도 번지면서 공기 지연, 공사비 인상 등의 갈등 우려도 커진다. 부산의 한 재개발 조합은 최근 시공사로부터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원자재 수급에 차질을 겪고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받았다. 이 조합 관계자는 “이제 막 착공했는데 시공사가 계약상 불가항력 사유를 들어 공사비 증액을 추가로 요청할 가능성이 있어 걱정된다”고 전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미 석유화학 계열인 폴리염화비닐(PVC) 자재와 알루미늄, 시트지 등 주요 부자재 가격이 단기간에 10~30%가량 치솟으며 수급난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마다 4월 위기설이 파다하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와 관계기관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오는 13일부터 전 직원이 회원기업 150여 곳을 순차적으로 찾아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방문단을 본격 가동한다. 시는 오는 14일 박형준 시장 주재로 중동사태 대응을 위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민생안정’ ‘기업지원’에 초점을 맞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BNK금융그룹은 ‘중동발 부울경 산업위기 극복지원 TF팀’을 신설하는 등 전사적 대응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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