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평가’ 남구서만 216건 기록
- 서울물량 매입은 9년 만에 최저
10·15대책 등 정부의 강력한 수도권 부동산 규제로 이른바 ‘서울 원정 매입’ 비중은 크게 위축된 반면 서울 거주자의 부산 등 지방 아파트 쇼핑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에서는 해양수산부의 이전과 맞물려 배후 주거 수요가 풍부하고 저평가 인식이 강한 남구가 서울 투자자의 핵심 타깃으로 부상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를 사들인 외지인 비중은 10·15대책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간 18.81%를 기록하며 9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지난 2월에도 18.39%에 그치며 저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같은 달 서울 거주자의 타 지역 아파트 매수 비중은 6.67%로 3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며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정부가 서울 전역 및 수도권 일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고 실거주 의무와 대출 제한을 강화하자 갈 곳 잃은 서울의 투자 자금 일부가 비규제 지역이자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방으로 향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이러한 탈서울 자본의 흐름은 부산 부동산 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2월 신고된 부산 아파트 거래 3195건 중 서울 거주자의 매수 건수는 253건으로 집계됐다. 서울발 매수세가 월 200건을 돌파한 것은 2020년 12월 이후 5년여 만이다. 최근 1년간 서울 거주자의 부산 아파트 매입건수가 월 50건 안팎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급증세다.
부산 내에서도 남구만 풍선효과를 누렸다. 2월 한 달간 남구에서만 216건의 서울 거주자 거래가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 1년간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수치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폭증세다. 부동산 업계는 전통적 선호 지역인 해운대구나 수영구 아파트의 가격이 이미 고점에 도달했다는 판단 아래 교통과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남구로 투자 수요가 옮겨간 것으로 봤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롯데캐슬 레전드 등 대연동 일대와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지난 1월 입주) 등 거래가 크게 늘었다. 저평가된 대단지 중심으로 타지역 유입도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 청사가 인접 지역에 둥지를 틀면서 공공기관 종사자의 실거주 수요가 남구로 유입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한동안 해수부 직원에 대한 불법 중개 근절 당부 문자가 많이 왔을 정도로 공공기관 직원 거래가 활발했던 것으로 안다”며 “통계에 잡히지 않은 대연 롯데 디아이엘(내년 4월 입주) 분양권 거래까지 고려하면 실제 외지인 매수 비중은 발표된 수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