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로 원유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국제유가가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세계 교역 위축에 따른 물류 차질과 국내 수출기업 타격,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3고’ 현상 심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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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9일 1700원대 휘발유를 판매하는 부산 강서구 한 주유소 앞에 차량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이날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00원을 넘어섰다. 연합뉴스 |
9일 관계부처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4.85% 오른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11.24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WTI 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7월 이후 3년 8개월 만이다. 국제 원유 가격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도 이날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14.85% 오른 107.54달러에 거래됐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1902.70원·ℓ당)은 1900원을 넘어섰다. 부산 경유(1902.33원)는 2022년 3월 15일(1900.95원) 이후 4년 만에 1900원을 돌파했다. 중동 사태가 갈수록 격화하는 상황이어서 유가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에 연동되는 국내 기름값의 추가 상승은 물론 각종 물가와 환율시장 불확실성 확대, 금리 인상 등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장중 한때 1500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며 주간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9.1원이나 오른 1495.5원을 기록했다. 이는 위험 회피 심리 확산에 따른 달러 강세 영향으로,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490원선을 돌파한 것이다. 벌써부터 기업들은 운송 차질, 물류비 증가, 원자잿값 상승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국내 기름값 안정을 위한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 지정제’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제품에 대해 최고가격 제도를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유류세 인하·소비자 직접 지원’도 검토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