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 씨는 4일 증권사 앱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들락거렸다. 국내 주식 투자 열풍에 휩쓸려 지난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잉여 자금을 모두 털어 넣었기 때문이다. A 씨는 “‘20만전자’와 ‘100만닉스’라는 짧은 꿈을 꾼 듯하다. 코스피 대장주는 괜찮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다가 꼼짝없이 발이 묶였다”고 탄식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이 역대 최고 하락률을 기록하며 휘청거리자 수많은 ‘개미’들도 비틀거렸다. 최근 한 달 새 코스피가 1000포인트가량 급상승하는 등 불기둥을 이어가자 포모(FOMO·소외 공포)를 호소하며 매수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의 곡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40대 주부 조모 씨는 “전날이 저점인 줄 알고 우량주를 매입했는데 오늘 ‘지하’로 들어가는 걸 본 뒤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불안감이 크게 확산한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전장보다 27.61% 급등한 80.37에 장을 마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한때 80.85까지 올라 장중 기준 사상 최고치도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연초 이후 코스피 매수 적기를 놓쳐 저가 매수에 나선 이들도 적지 않다. 20대 직장인 B 씨는 “오히려 단기 급등으로 부담을 느끼던 주도주를 ‘줍줍(계속 줍는다는 인터넷 용어)’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며 “미국과 이란의 전쟁 상황도 곧 괜찮아질 것 같아 주가 하락도 장기전이 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