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경 투어로 경제 활성화 기여
- 프리미엄 크루즈 유치도 기대
최근 대형 글로벌 크루즈 선박이 잇따라 부산항을 찾는 가운데 부산항이 ‘오버나잇 크루즈(Overnight cruise)’ 관광의 둥지로 새롭게 태어난다. 지금까지 입항한 크루즈 선박에 비해 관광객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야간 관광 수요가 증가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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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크루즈 그룹 노르웨이지안 크루즈 소속 ‘리가타호’가 23일 1박2일 기항 일정으로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
글로벌 4대 크루즈 그룹사 노르웨이지안 크루즈 소속 ‘리가타호(3만t급)’가 23일 오전 7시 1박2일 기항 일정으로 부산항 크루즈터미널에 입항했다. 이 크루즈 선박 관광객은 부산과 경주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뒤 24일 오전 10시에 출항한다.
그동안 크루즈선이 1박2일 일정으로 부산항에 기항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터미널 운영시간 제약으로 승객들은 밤 10시께 선박으로 복귀해야 했다. 실제 낮 시간대 관광을 마친 뒤 밤 10시 전후로 선박으로 복귀해야 하는 일정이 대부분이었다. 체류시간은 길지만 소비와 관광 활동이 낮 시간대에 한정된 ‘형식상 1박2일 기항’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날 입항한 리가타호 관광객들은 서둘러 배로 복귀하지 않아도 됐다. 크루즈 선사 측의 요청으로 부산항만공사와 CIQ(세관·출입국·검역) 기관이 터미널을 24시간 개방했기 때문이다. 이는 부산항 개항 이래 처음이자, 국내 항만 중에서도 최초 사례다. 이를 위해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부터 해양수산부, 부산시, CIQ기관 등과 사전 협의를 통해 야간 공조 운영체계를 준비했다.
리가타호 승객들은 낮 시간대에는 해동용궁사, 동백섬 누리마루, 자갈치시장, 범어사, 경주 등 인기 관광 코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밤에는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가 야간 관광객을 대상으로 마련한 해운대·황령산 일대 야경관광 콘텐츠를 경험했다.
이번 리가타호 기항은 부산을 ‘낮에 둘러보는 도시’에서 ‘낮은 물론 밤까지 즐기는 도시’로 인식하도록 한 시도로 평가된다. 짧은 시간 기항하는 크루즈와 비교해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야간 소비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개별 관광을 확대해 지역 상권과 관광업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터미널 운영 전환은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넘어 부산항의 전략적 위상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주요 크루즈 터미널은 선사의 요청이 있을 때 24시간 터미널 운영을 지원하는 체계를 이미 갖췄다. 반면, 국내 항만은 운영시간 제약이 심해 선사 입장에서는 체류형 일정 편성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업계는 이번 24시간 터미널 운영 사례가 부산항이 글로벌 항만 수준의 운영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선사에 보낸 것으로 받아들인다. 향후 프리미엄 또는 장거리 크루즈 유치 경쟁에서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항만공사 송상근 사장은 “24시간 터미널 운영은 부산시와 CIQ·보안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부산항만공사의 마케팅 역량이 결합된 결과물”이라며 “부산항이 글로벌 크루즈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설 확충뿐만 아니라 선사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운영 체계가 필수인 만큼 앞으로도 시장의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