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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슈퍼 사이클’…‘부산 해양금융특구’로 산업 육성을

해수부 부산시대 개막 <6> 해양금융 부흥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6-02-01 19:14:25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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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 호황세 선박금융에 호재
- 서울 중심 외국·정책금융 의존
- 공제조합 부산 설치 선제 대응
- 기존 시장 틀 깰 유인정책 필요

- 정책우선 순위·유효성 등 근거
- 정부·市·기관 ‘공동합의’도 시급
- 세제 혜택·규제 혁신 필수 조건
- 중견사 지원 등 진정성 보여야

해운·조선업이 10년 만의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기)’을 맞아 요동친다. 그러나 해양금융 중심지를 표방하는 부산은 여전히 잠잠하다. 금융 전문가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와 수요 산업 부흥기가 동시에 밀려드는 이 때를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조선·해양업이 10년 만의 ‘슈퍼 사이클’을 맞아 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해양금융 분야도 호재를 만났다. 사진은 선박을 건조 중인 HJ중공업 부산영도조선소. 전민철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슈퍼 사이클

1일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발표한 ‘2026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업계 수출 물량은 1046만CGT(표준선환산톤수)로 지난해(969만CGT) 대비 7.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대형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이미 확보한 3, 4년치 일감을 토대로 견고한 이익 상승세를 이어간다.

조선업 호황은 해운업의 해상운임 폭증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확보에서 시작했다.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방위산업 진출 등과 맞물려 최소 2030년까지 장기 호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해양금융도 수요 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호재를 맞았다. 해양금융은 넓은 의미에서 해상 운송, 선박 건조, 자원 개발 등 해양에서 일어나는 사업과 관련한 금융을 뜻한다. 다만 실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주로 선박금융을 뜻한다. 선박금융은 해운기업이 선박을 건조하거나 중고선을 매입·개조·수리를 할 때 자금을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다. 해운사(선박 구매자)에 제공하는 금융인 선주금융과 조선소(선박 판매자)에 지원하는 선박제작금융으로 나뉜다.

그러나 부산이 해양금융중심지로서의 존재감을 키우는 것은 ‘슈퍼사이클’과 별개다. 애초 기존 시장 질서가 부산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부산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해운사 본사의 60.7%가 서울에 집중돼 부산이 해양금융 중심지로서 의사결정을 주도하기 힘든 구조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선박금융 구성비는 2024년 기준 외국계 금융 63%로 의존도가 가장 높고 국내 정책금융 34%, 국내 민간금융 3%에 불과하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이동해 해양금융센터장은 “해운·조선업계가 현 구조에서 호황기를 맞았기에 자체적으로 시장 구조를 벗어날 유인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부산이 해양금융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기존 시장 질서에서 벗어날 정도의 강력한 유인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각 변동 시작

다행히도 최근 부산이 해양금융 중심지로 도약하는 데 유리한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시작으로 정부의 해양수도 정책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국무회의에서 해수부 업무 보고 도중 “HMM은 언제 (부산으로) 옮긴다고 하냐”고 물어보며 부산 이전의 의지를 다시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매출액 기준 업계 7위 SK해운과 10위 에이치라인해운은 지난해 말 부산 이전을 공식 발표했다.

해양금융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아이디어 차원에 머문 해양금융 중심지의 공동 합의(컨센서스)를 만드는 일을 가장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부산시, 관계기관, 부산시민이 공유하는 해양수도의 미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해양금융특구 지정이 필수다.

국립한국해양대 윤희성 해양금융대학원장은 “공동 합의가 없다는 것은 과녁 없이 활을 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공동 합의가 정책 우선순위와 유효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기에 최우선으로 마련돼야 한다”며 “특히 부산이 글로벌 금융 중심지와 견주기 위해선 그들이 이미 시행 중인 세제 혜택과 규제 혁신이 필수적으로 도입돼야 한다. 이것이 정부가 부산을 해양금융특구로 지정, 파격 지원할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부산이 진정성 보여줘야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에 부산시가 적극적인 자구 노력으로 화답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황진회 연구위원은 “해양금융 중심지를 입으로만 외쳐서는 안 되고 부산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좋은 선박 금융의 조건(대규모·저금리·장기)을 갖추기 위해 조선공제조합을 만들고 시와 지역은행이 선제적으로 출자하는 등 움직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산 영도구에 있는 HJ중공업을 포함해 중견 조선소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부산의 오랜 숙제다. HJ중공업이 최근 국내 세 번째이자 중견 조선사 최초로 미 해군 함정의 MRO(유지·보수·정비)를 수주할 수 있는 미 해군 함정정비협약(MSRA)을 획득하는 등 저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견조선소의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은 어려운 실정이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하면 선주가 미리 지급한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지급하기로 보증하는 제도다.

부산이 ‘슈퍼 사이클’ 조선업의 사각지대인 중견조선소 지원에 나서 기초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이동해 해양금융센터장은 “대형사에 비해 중견 조선소는 RG 규모가 현저히 작아 공격적인 수주를 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대중국 경쟁력을 갖추고 크루즈선과 호화 요트 시장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RG 확대는 필수다. 시가 정책금융기관, 부산은행과 함께 사각지대 지원에 나서 해양금융 존재감을 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공동 기획: 국제신문, BNK금융그룹

-끝-

◇ 국내 조선 수출 물량 전망

연도

물량(단위:만CGT)

전년대비

2024년

 859

12.1%

2025년

 969

12.8%

2026년

1046

 7.9%

※자료 : 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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