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 -3.9%·설비 -1.8%
- “3분기 성장 따른 기저효과”
지난해 한국 경제가 건설·설비투자 등 내수 부진 속에 힘겹게 1% 정도 성장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내놓은 전망치(1.0%)에 부합하지만, 전년(2.0%)의 절반에 불과하고 1.8% 안팎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물가 상승 없이 최대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2025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3%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분기 성장률은 2024년 1분기 1.2%를 찍은 뒤 2분기엔 -0.2%까지 추락했다가, 3분기(0.1%)와 4분기(0.1%) 정체를 거쳐 지난해 1분기(-0.2%) 다시 뒷걸음쳤다. 이후 2분기(0.7%) 반등에 성공한 뒤 3분기(1.3%) ‘깜짝 성장’했지만 4분기 다시 역(-)성장을 기록했다.
4분기 성장률은 한은이 두 달 전 제시한 예상치(0.2%)보다 0.5%포인트나 낮고 2022년 4분기(-0.4%) 이후 3년 만에 최저 기록이다. 특히 한은은 3분기 높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와 건설투자 침체 등을 4분기 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4분기 건설투자 실적의 회복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공사비가 높은 수준으로 지속돼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조달청 입찰 계약 시스템인 나라장터가 10월까지 중단되면서 행정절차가 지연된 점도 일부 작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상치와 격차가 커 애초 한은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조한 4분기 실적 탓에 지난해 연간 성장률도 1%에 그쳤다. 반올림하지 않은 지난해 성장률은 0.97%로, 엄밀히 따지면 0%대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 소비는 승용차 등 재화 부문 감소 속에도 의료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3분기보다 0.3% 늘었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위주로 0.6%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투자가 건물·토목 건설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3.9%나 감소했고, 설비투자 역시 자동차 등 운송장비 중심으로 1.8% 뒷걸음 쳤다. 수출은 자동차 기계 장비 등이 줄어 2.1% 위축됐고, 수입도 천연가스 자동차 위주로 1.7% 감소했다. 4분기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내수와 순수출(수출-수입)이 각 -0.1%포인트, -0.2%포인트로 집계됐다. 그만큼 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뜻이다. 특히 내수 기여도가 직전 3분기(1.2%포인트)와 비교해 1.3%포인트나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