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이 2023년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를 간신히 넘겼으나 악성 미분양과 시공사 부도, 차환 위험 등 ‘삼중고’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역 부동산 PF 건전성 확보를 위해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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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단지들이 밀집한 부산 도심 모습. 국제신문DB |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29일 발표한 ‘부산지역 부동산PF 리스크 진단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지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2718호로 서울·광역시 평균(1412호)을 두 배 이상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악성’으로 분류되는 지역 내 준공 후 미분양은 중부산(1412호)과 서부산(1018호)에 집중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아파트 PF 비중은 72.3%에 달한다. 준공된 아파트가 아직 다 팔리지도 않았는데 새집이 지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의미다.
부산 지역은 시공사 부도 위기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부산은 평가 순위 100위권 밖 중소 건설사 비중이 13%로 전국(6.7%)과 수도권(5.6%)에 비해 높다. 이는 부동산시장 부진 때 도미노가 줄지어 쓰러지듯 시공사 부도와 준공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여기에 더해 지역 사업 기간도 2021년 7.7개월에서 지난 10월 10.5개월로 3개월가량 늘어나 장기화 경향을 보인다.
한은 부산본부는 금융기관 차환(채권 상환을 위해 새로운 채권·증권 발행) 리스크도 높다고 분석했다. 부산은 1년 미만 단기물 PF 유동화 증권 발행이 80% 이상으로 타 광역시와 수도권에 비해 높다. 이는 지역 부동산 PF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으로 위기 징후를 보여준다. 단기물 비중이 높아질수록 금융기관 대출태도 강화나 시장금리 변동 때 차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할 우려가 있다.
한은 부산본부는 특히 중·서부산권의 ‘악성 미분양’ 사태가 시공사 부도 위험 등 PF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단초를 제공할 수 있어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업자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실수요자 중심의 정책 지원책을 통해 수요를 진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지역 여건을 고려한 아파트 공급 조절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이송희 과장은 “최근 경기 회복 영향으로 동부산권 시장이 반등하나 중·서부권은 수요 회복이 미진해 권역별 온도차가 뚜렷하다”며 “수요 회복은 더딘데 공급은 아파트 위주로 쏟아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PF대출 상환 등 부동산PF 전반의 위기로 확대할 수 있어 부산 맞춤형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