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지난달 부산의 광공업 생산이 1년 전 같은 달보다 14% 넘게 급감하며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생산은 40% 가까이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지만, 미국 관세 부과 등 통상환경 악화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투자 지표인 건설수주액도 70%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 산하 동남지방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5년 10월 부산 산업활동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부산 광공업 생산 지수는 98.8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4.2% 줄었다.

지난 4월(-1.2%)부터 8월(-7.8%)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전년 동월 대비)를 이어오다 9월(7.2%)에는 6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곤두박질친 것이다.

특히 지난달 감소율(-14.2%)은 2023년 7월(-20.0%) 이후 가장 높았다. 지수(98.8) 자체도 올해 1월(97.8) 이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부산 광공업 생산을 부문별로 보면 자동차(-37.2%)와 전기·가스·증기업(-41.2%) 등의 감소세(전년 동월 대비)가 두드러졌다. 반면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19.7%)과 기타 운송장비(9.5%) 등은 늘었다.

동남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추석 연휴 영향으로 10월 조업일수가 줄어든 것이 부산 광공업 생산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미국발 관세 충격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자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25% 품목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달 14일 한미가 대미 투자 관련 업무협약(MOU)에 서명한 이후 우리 정부가 지난 26일 국회에 투자 이행을 위한 법안을 제출하면서 11월 1일부터는 25%의 자동차 관세가 15%로 소급 적용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부산 광공업 출하도 지난해 10월보다 13.7% 감소했다. 수치가 떨어져야 긍정적인 제조업 재고는 5.2% 줄었다. 자동차(18.5%)와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18.2%) 등의 재고는 늘었으나, 1차금속(-11.7%)과 의료정밀광학(-39.2%) 등에서는 줄었다.

투자 지표인 부산 대형소매점 판매액 지수는 지난달 116.9로 지난해 10월보다 6.3% 증가했다. 지난 1월(8.6%) 이후 9개월 만의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다.

백화점 판매는 전월 대비 6.7%, 전년 동월 대비 6.8% 각각 증가했다. 대형마트는 전월 대비 3.0% 감소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5.3% 증가했다.

지난달 부산 건설수주액은 28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5.9% 감소했다. 동남지방통계청은 “재개발과 상하수도 등 공사에서 수주액 감소세가 두드러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