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산업활동 3대 지표 중 하나인 생산이 지난달 2.5% 줄어들며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그동안 호조세를 보여 온 반도체를 비롯해 광공업과 서비스업 등에서 생산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설비투자도 14%나 급감했다.

다만 소비는 3.5% 증가했다. 부산에서는 광공업 생산이 14.2%나 감소했다.

●지난 9월 호조세에 따른 기저효과 작용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28일 발표한 ‘2025년 10월 산업활동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우리나라 전(全)산업 생산 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2.9(2020년=100)로 전월보다 2.5% 급감했다.

지난 6월(1.6%)과 7월(0.4%) 증가세(전월 대비)를 보인 뒤 8월(-0.3%)에는 줄었으나 9월(1.3%) 다시 늘어난 후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특히 지난달 감소율(-2.5%)은 2020년 2월(-2.9%)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4.0% 줄었다. 자동차(8.6%) 등에서는 생산이 늘었으나 반도체(-26.5%) 전자부품(-9.0%) 등에서는 크게 줄었다.

국가데이터처는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의 생산 감소가 두드러졌다”며 “지난 9월 반도체 생산이 20% 안팎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0%로 전월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수치가 떨어져야 긍정적인 제조업 재고는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7.5% 줄었다.

내수 지표인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보건·사회복지업(1.7%) 등에서는 생산이 늘었으나 도소매(-3.3%)와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2.3%) 등에서는 줄었다고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재화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5% 늘어나며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승용차 등 내구재(-4.9%)에서 판매가 줄어든 것과 달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7.0%)와 의복 등 준내구재(5.1%)에서는 판매가 늘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기계 등 기계류(-12.2%)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18.4%)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14.1% 감소했다.

건설기성(불변)은 전월보다 20.9% 감소했다. 국가데이터처는 “건축(-23.0%)과 토목(-15.1%)에서 공사실적이 모두 줄었다”고 설명했다. 건설기성은 건설업체의 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집계한 통계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0으로 전월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2로 지난 9월과 변동이 없었다.

●부산 광공업 생산도 14% 곤두박질

부산에서도 광공업 생산이 급감했다. 국가데이터처 산하 동남지방통계청이 이날 별도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부산 광공업 생산 지수는 98.8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4.2% 줄었다.

지난 4월(-1.2%)부터 8월(-7.8%)까지 5개월 연속 감소세(전년 동월 대비)를 이어오다 지난 9월(7.2%)에는 6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한 달 만에 다시 곤두박질친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19.7%)과 기타 운송장비(9.5%) 등은 늘었으나 자동차(-37.2%)와 전기·가스·증기업(-41.2%) 등에서는 줄었다.

광공업 출하도 지난해 10월보다 13.7%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5.2% 감소했다. 자동차(18.5%)와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18.2%) 등의 재고는 늘었으나, 1차금속(-11.7%)과 의료정밀광학(-39.2%) 등에서는 줄었다.

지난달 부산 대형소매점 판매액 지수는 116.9로 전년 동월 대비 6.3% 증가했다. 지난 1월(8.6%) 이후 9개월 만의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다.

백화점 판매는 전월 대비 6.7%, 전년 동월 대비 6.8% 각각 증가했다. 대형마트는 전월 대비 3.0% 감소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5.3% 증가했다.

지난달 부산 건설수주액은 282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5.9% 감소했다.

동남지방통계청은 “재개발과 상하수도 등 공사에서 수주액 감소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