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조합원 임시총회서 결론
- 조합 측 “가결 땐 지연 불가피”
- 지역현장 조합원 이탈 등 우려
부산지역 재건축·재개발이 추진되는 아파트와 분양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아직은 정부 규제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지만 상승 추세가 이어지면 부산도 규제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신문DB
부산 정비사업 현장에서 건축비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사업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구역에서는 공사비 조정 논의가 장기화되면서 공사 일정 차질이 현실화하는 상황이다.
19일 해운대구 우동1구역(삼호가든) 조합에 따르면 최근 열린 조합 대의원회의에서 ‘DL이앤씨 시공사 선정 취소’ 안건이 통과됐다. 이에 오는 28일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사 선정무효·취소’ 등에 대한 조합원의 의견을 묻고 최종 결정을 하는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안건은 조합원 1087명 가운데 과반수 참석, 참석자 과반수 찬성 시 가결된다.
이번 표결은 4년 넘게 누적된 공사비 증액 갈등이 터져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DL이앤씨가 제시한 공사비는 2021년 3.3㎡당 609만 원에서 건축비 상승 등을 이유로 2024년 848만 원까지 증가했다. 여기에 DL이앤씨가 지난 9월 제시한 ‘7차안’ 제안서에 조합의 공사비 검증·협의 권한을 축소하고 시공사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으면서 조합 내에서는 결별 검토에 접어들었다.
이 조합 관계자는 “정비사업 표준계약서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조항들이 포함돼 있고 여러 차례 갈등으로 시공사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며 “투표 결과 시공사 선정이 취소된다면 새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 공사 일정 지연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재개발·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원자재와 인건비 인상 등을 들어 시공사들은 건축비 증액을 요구하지만 조합 측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맞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부산도시공사는 지난해 9월 공사비 증액 검증을 전담하는 ‘공사비 검증 전담팀(TF)’을 신설했다. 도시공사는 최근 첫 공식 검증 대상으로 부산진구 범천1-1구역을 지정, 오는 21일까지 서류 보완 등 최종 접수가 완료되면 본격 검증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부산도시공사 전담팀 관계자는 “추가 검증 신청은 아직 없지만 여러 현장에서 공사비 관련 상담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정비업계에서는 사업 지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시공사 교체에는 통상 수개월이 소요되며 총회와 협상 등 여러 절차가 뒤따라야 해 전체 사업 일정이 늘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사비 증액 논란이 반복되거나 시공사와의 갈등이 지속되는 구역에서는 사업성 악화와 조합원 이탈 우려까지 제기된다.
지역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과 시공사 대립이 길어질수록 공사 일정은 지연되고 결국 시공사 교체 논의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정비사업 안정화를 위해서는 비용 구조의 투명성 확보와 양측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