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늦은 정정…냉철한 진단 필요
부산시 산하 부산경제진흥원이 지난 10월 31일 ‘공급망 리스크 대응·시장 다변화 효과… 부산 9월 수출 반등’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6.7% 증가했다”고 홍보했다. 정말 그럴까. 수출액이 늘어난 이유는 기저효과가 상당부분 작용했다. 올해 1~9월 중 부산 수출이 늘어난 달은 4·7·9월 뿐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수준이다. 누계치를 보면 수출액은 전년도 동기 대비 1.5% 줄었다.
심지어 ‘화공품’ 실적을 ‘화장품’ 실적으로 부풀리기도 했다. 보도자료에는 “화장품 또한 K-뷰티 수요 확대와 온오프라인 병행 유통 확대로 20%대의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표현했는데, 이는 사실과 달랐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시스템을 보면 9월 부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8% 증가에 그쳤다. 지난 1~9월 누계로 보면 부산 화장품 수출액은 1억2589만3000달러로 전년 동기(1억3266만7000달러) 대비 5.1% 줄었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이 2023년 대비 15.0% 감소한 것(국제신문 지난달 15일 자 3면 보도)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줄어든 정도다.
의문을 제기하자 진흥원 관계자는 “부산본부세관이 발표한 자료의 화공품을 화장품으로 잘못 해석했다”고 하더니 이후 입장을 바꿔 “MTI-2 기준으로 산출했다”고 해명했다. 한국무역 통계 분류 체계인 MTI(Ministry of Trade, Industry)는 수출입 품목을 분류하는 기준이다. 2단위 분류는 특정 산업군 또는 품목군의 범주를 나타내는데 해당 분류에서 화장품이 포함된 MTI 코드는 22(정밀화학제품)다. 결국 별도군인 ‘화공품’을 화장품으로 확대 해석해 수출 실적을 뻥튀기했다고 자인한 셈이다. 취재가 이어지자 진흥원은 결국 이 수치를 뺀 정정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상당수 언론에서 처음 보도자료를 인용해 기사를 보도한 후였다.
현재 부산 경제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주저앉느냐, 새 중흥기를 맞느냐 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진흥원은 지역 기업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 그런데 유리한 수치만 쏙 뽑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 부풀리기까지 해서 되겠는가. 제대로 된 지원은 정확하고 냉철한 진단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