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 축소에도 1년 전 같은 달보다 3.6% 늘어나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금액 자체는 660억 달러에 육박해 10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선박 등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데 따른 결과다.

그러나 ‘관세 영향권’에 있는 미국으로의 수출은 16% 급감했다. 자동차 전체 수출도 10%가량 줄었다. 역시 미 관세 영향 때문이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반도체·선박, 전체 수출 증가 견인차

산업통상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10월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3.6% 증가한 595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10월 중 최대 실적이다. 다만 증가율(3.6%)은 전월(12.7%)보다 크게 낮아졌다.

월간 기준 국내 수출(이하 금액 기준)은 지난 2월(0.4%)부터 4월(3.5%)까지 3개월 연속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를 보이다 5월(-1.3%) 감소세로 돌아선 바 있다.

하지만 6월(4.3%) 다시 증가했고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이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추석 연휴 때문에 조업일수(20일)가 지난해 10월(22일)보다 이틀 적었지만 수출 실적은 오히려 개선됐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지난달 일평균 수출(29억8000만 달러)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0% 늘었다.

다만 지난달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15대 주력 품목 중 4개만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157억3000만 달러로 역대 10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25.4% 급증했다.

산업부는 “서버 중심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용량·고부가 메모리의 강한 수요가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8개월 연속 플러스’와 ‘역대 10월 중 최대 실적’을 각각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컴퓨터 수출(9억8000만 달러)도 지난해 10월보다 1.7% 증가하면서 3개월간 마이너스 흐름을 끊고 플러스로 전환됐다.

선박 수출은 46억900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31.2% 급증했다. 8개월 연속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다. 석유제품 수출은 국제 제품가격이 보합세를 보인 가운데 전년 대비 수출물량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10월보다 12.7% 늘어난 38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미 관세 영향을 크게 받는 자동차(-10.5%) 자동차부품(-18.9%) 철강(-21.5%) 일반기계(-116.1%) 가전(-19.8%) 등의 수출은 감소세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국가·대륙별로는 9곳 중 2곳에서만 수출이 증가했다. 우선 대미국 수출은 관세 영향으로 자동차·차부품·철강·일반기계 등 주요 품목이 약세를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16.2% 감소한 87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9대 지역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냈다.

대중국 수출은 5.1% 감소한 115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2개월 연속 11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대아세안 수출도 6.5% 감소한 94억 달러였다.

유럽연합(EU·-2.0%) 인도(-1.2%) 중동(-1.3%) 등도 줄었으나 감소율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관세협상 타결로 불확실성 상당 부분 해소”

지난달 수입액은 1.5% 감소한 535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101억4000만 달러)은 9.0% 감소했으나, 에너지 외 수입(433억8000만 달러)은 0.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무역수지는 60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보다 28억9000만 달러 증가한 규모다. 올해 1~10월 누적 흑자 규모는 564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연간 전체 흑자 규모인 518억4000만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10월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에도 반도체·선박이 전체 수출을 견인하면서 6월부터 5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0월 29일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 세부사항에 합의하면서 자동차·반도체·의약품 등 주요 수출품목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며 “그간 우리 수출에 제약 요소로 작용한 불확실성이 관세 인하 대상과 시기가 구체화되면서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정부는 한미 금융 패키지가 양국의 제조업 부흥을 포함한 산업 경쟁력 발전을 가져오면서, 우리 기업에 새로운 성장기회가 될 수 있도록 후속 절차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