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 년간 진행됐던 한우 품질 개선 사업이 상당한 성과를 거둠에 따라 정부가 해외 시장 개척에 더 속도를 낸다. ‘K-푸드’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우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우.

29일 농촌진흥청은 199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축적된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한우의 성장 실적과 육질이 전체적으로 개선됐음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6개월령 한우 체중은 144.7kg에서 157.7kg으로, 생체중은 575.5kg에서 756.3kg으로 늘었다. 근내지방도(마블링)는 3.62에서 5.10으로 올랐다. 특히 16개월령 이후에는 근내지방이 빠르게 형성돼 30개월령일 때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는 국립축산과학원이 ▷유전능력 개량 ▷맞춤형 사양기술 고도화 ▷체계적 품질관리 등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한 성과물로 여겨진다. 앞서 정부는 1990년대 중반 우루과이라운드 협정으로 소고기 시장이 개방되면서 값싼 수입 쇠고기가 대량 유입되자 이에 대응하고자 가격 경쟁 대신 품질 중심의 ‘고급화 전략’으로 방향을 바꾼 바 있다.

농진청은 품질이 개량된 한우를 집중 홍보, 해외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전에는 마블링이 많은 한우를 멀리하는 해외 소비자가 많았지만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한우는 꼭 먹어야 할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부에는 한우가 조만간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일본산 와규의 수요를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와 함께 농진청은 그동안의 연구 과정에서 수집한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2013년 이후 개정되지 않았던 ‘거세 비육우 표준체중’을 새로 조정,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했다. 앞으로 재해보상 및 살처분 보상금 산정 정책의 기준으로 활용되면 농가 보상 지원의 객관성과 형평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한우 사육 농가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한우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현장 밀착형 실용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유전 개량 고도화, 온실가스 저감, 고온기 대응 사육환경 개선 등 기후변화에 맞설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한 뒤 농가에 신속하게 보급한다.

김진형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장은 “지난 30여 년간 축산 현장에서 축적된 기술 연구가 한우의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음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며 “앞으로도 축산물 고급화, 비육 기간 단축, 탄소중립 실현 등 지속가능한 축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더 실용적인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