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정비사업 동력 떨어져
- 부산 시세 반등 속 풍선효과도
- 업체, 시장조사·모니터링 강화
초강도 규제책인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정비사업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간 수도권에 집중해온 대형 건설사들이 지방 정비사업 시장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집값 상승을 누르면서 재개발·재건축사업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부산 시장은 현재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데다 재정비 사업에 대한 규제도 아직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대형 건설사들은 수도권 재개발·재건축사업에 수주 역량을 집중해왔다. 2022년 하반기부터 3년 여간 부산을 비롯한 지방 부동산시장이 크게 침체된 데다 공사비 급증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부동산 활황기 때만 하더라도 부산의 주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때 다수의 대형 건설사들이 뛰어들어 피 튀기는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경쟁은커녕 수의계약조차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시공사 선정에 진땀을 빼는 조합도 있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부산 한 재개발조합 간부는 “아무래도 건설사 간 경쟁이 이뤄져야 조합원들이나 단지에 다양한 혜택을 넣을 수 있는데 조합원의 눈높이는 높고 대형 건설사들은 쉽게 뛰어들지 않아 시공사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사업마저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내놓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이번 대책의 영향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면서 정비사업 동력이 떨어져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신평은 “규제지역 지정으로 조합원 관련 제한이 강화됐고 이번 조치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정부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의 확대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만큼 향후 정비사업 추진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규제 대상지역이 전체 분양 및 입주 예정물량에서의 비중은 20% 정도에 불과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의 수도권 집중도가 높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형 건설사들의 지방 모니터링에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대책 발표 후 사하구 A 재개발조합에 한 대형 건설사 정비사업팀이 연락을 하기도 했다. 사하구 한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사하구에만 20곳이 넘는 재개발 사업장이 있는데 서부산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간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그런데 지난주 갑자기 이 건설사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고 귀띔했다.
A건설사 관계자는 부산 부동산시장 관련 정보 수집에 나서기도 했다. 이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전체적으로 부동산사업을 지양하고 중대재해 근절에 맞춰져 있어 전반적으로 사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상대적으로 지방에 대한 규제가 덜하고 부산은 최근 시장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꿈틀거리는 만큼 시장조사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B 건설사 간부는 “수도권 안에서도 사업성을 철저하게 따진 뒤 알짜 단지 위주로 수주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변화무쌍한 만큼 수주 및 사업 진행 시기를 조절할 수 있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