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받는 산지 쌀값과 소비자 가격 차이가 최근 5년간 56.3% 늘었다. 유통 이익이 증가하지만 생산자는 별다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매장에 진열된 쌀.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전북 정읍시·고창군)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연도별 평균 산지 쌀값은 80㎏를 기준으로 할 때 2020년 19만77076원, 2021년 21만9552원, 2022년 18만6368원, 2023년 18만8844원, 2024년 18만6532원, 2025년 1~8월 19만8888원이었다. 또 소비자 쌀값(소매가격)은 2020년 21만4632원, 2021년 23만6288원, 2022년 20만5336원, 2023년 21만3300원, 2024년 21만3980원, 올해 1~8월 22만5516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산지 쌀값 대비 소비자 쌀값 차이는 2020년 1만7556원, 2021년 1만6736원, 2022년 1만8968원, 2023년 2만4456원, 2024년 2만7448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이후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 올해 1~8월의 격차는 2만6628원이었다.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수치는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은 산지 쌀값 대비 중도매인 판매가격, 중도매인 판매가격 대비 소비자 쌀값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산지 쌀값 대비 중도매인 판매가격 차이는 2020년 1816원에서 2024년 9608원으로 5.3배 증가했다. 중도매인 판매 가격 대비 소비자 쌀값 격차도 2020년 1만5740원에서 2024년에는 1만7840원으로 늘었다. 산지 쌀이 소비자에게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통 이익이 쌀값을 올리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된 셈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등에서는 이런 관행이 개선되지 않으면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을 지우는 일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어 유통단계 축소, 물류비용 절감 등을 통해 농민은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쌀을 구매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도 “지난 5년간 산지 쌀값 대비 소비자 가격의 차이가 더 벌어지면서 농민들은 저가에 쌀을 판매하고 소비자는 고가에 쌀을 매입하는 가격 이중고가 심화됐다”며 “정부는 유통단계의 효율성을 강화하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