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관련 법을 제정해 첨단전략산업의 ‘기술 초격차 확보’를 추진 중이지만 해당 산업의 핵심소재·부품 대부분이 특정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 북항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관 의원이 산업통상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차전지 음극재의 핵심소재인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의 대중국 의존도는 각각 97.6%와 98.8%에 달했다.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인 전구체와 수산화니켈도 각각 94.1%와 96.4%를 중국에 의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중국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한 구조다.

로봇산업의 핵심인 구동부품의 해외 의존도는 2021년 77.7%에서 2023년 80.3%로 오히려 심화됐다. 이 중 97.8%는 일본에 의존하고 있고, 센서와 제어부품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이 의원은 전했다.

글로벌 1위를 자랑하는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 LED(발광 다이오드)의 경우 ▷RGB 발광소자 ▷전사 공정장비 등 5개 핵심소재의 해외 의존도는 90% 이상이다. 주력인 OLED 역시 핵심소재인 도판트와 FMM은 67%, 95%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첨단전략산업 특별법을 통해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을 지원하며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로봇·방산·바이오산업을 추가 지정하면서 첨단전략산업의 범위도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핵심소재·부품의 특정국 의존도가 여전히 절대적인 수준이어서 국내 첨단전략산업의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 의원은 “겉으로는 기술 초격차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핵심소재는 특정 국가에 편중돼 공급망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며 “언제든 특정국에 발목을 잡힐 수 있는 비정상적인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심소재와 부품 국산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