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북·전남 등 영·호남권 발전소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 중앙 집중형 전력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가 올해 들어서도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집합 건물에 설치된 전력량계 모습. 연합뉴스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한국전력(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계 기준 지역별 전력자급률은 최고 262.6%(경북)에서 최저 3.3%(대전)까지 79배 격차를 보였다.

전력자급률은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의 수급 흐름을 파악하는 지표다. 해당 지역의 발전량을 전력 판매량으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해서 계산한다. 이 비율이 기준치(100%)를 초과하면 다른 지역에 공급한 전력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전국 17개 시·도 중 올해 1~7월 전력자급률이 가장 높은 곳은 월성원전 등이 있는 경북이었다. 발전량과 전력 판매량이 각각 6만5243GWh(기가와트시)와 2만4844GWh로 262.6%의 전력자급률을 기록했다. 이어 전남(203.2%) 인천(180.6%) 충남(180.5%) 강원(163.4%) 등 순이었다.

올해 1~7월 부산의 전력자급률은 155.0%(발전량 1만9369GWh·판매량 1만2500GWh)로 6위를 기록했다.

반면 대전은 3.3%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서울도 7.5%에 머물며 16위를 기록했다.

박 의원은 “특히 서울의 전력 의존도가 심하다”며 “올해 서울 자급률은 지난해 11.6%에서 4.1%포인트 내려간 수치”라고 지적했다. 영남·호남권 대형 발전소로부터 공급받은 전력이 지난해보다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박 의원은 “전력자급률 불균형은 단순히 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중앙 집중형 전력 구조가 가진 한계에 기인한다”며 “전력 불균형 해소와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룰 수 있도록 분산형 전원의 고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분산형 전원은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을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개념이다. 현재 정부는 중앙 집중형 전력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