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해킹 사고로 인한 피해가 롯데그룹으로 번졌다. 롯데카드 대주주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다. 롯데그룹에 속한 계열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고객 오인으로 인한 브랜드 가치 훼손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다.

2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롯데’ 브랜드를 사용하지만 롯데그룹과 무관하게 운영된다. 롯데는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 후 금융·보험법 계열사 지분 보유가 불가능해지면서 2019년 롯데카드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상당수 고객들은 아직도 롯데카드를 롯데그룹 계열사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해킹 사고로 인해 롯데는 회복하기 어려운 유·무형 피해를 입고 있다.

유통·식품·관광 등 다양한 영역에서 롯데를 믿고 이용한 고객이 해킹 사고로 피해를 입었고 롯데카드 고객 이탈이 늘어나게 되면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롯데 사업장에서의 매출 감소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롯데카드를 롯데 계열사로 오인하는 고객이 느끼는 신뢰 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크다. 롯데카드가 롯데그룹 임직원 전용 카드 발급 업무도 담당하는데 이번 사고로 임직원 개인정보가 일부 유출됐다.

롯데는 이번 사태로 인한 ‘롯데’ 브랜드 가치 훼손, 고객 신뢰도 하락 등 중대한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롯데카드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한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롯데카드는 지난 18일 ‘롯데카드 사이버 침해사고에 대한 대표이사 사과’ 제목의 공문을 롯데그룹에 보내고 사과했다. 롯데카드는 조좌진 대표이사 명의로 보낸 공문에서 “롯데그룹과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롯데카드 대표이사로서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롯데그룹의 소중한 고객 분들에게 불편과 염려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