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정보를 활용해 신체 능력이 뛰어난 수컷 젖소를 어릴 때부터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우량 암소와 짝짓기를 해 튼튼한 ‘딸 소’가 태어나면 우유 생산량이 이전보다 아주 많아질 수 있다. 축산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젖소.

17일 농촌진흥청은 젖소 부모·선조의 혈통 정보와 우유 생산기록을 바탕으로 개체의 우수성을 매기던 기존 방식에 DNA 분석 결과를 반영하는 새로운 ‘국가 단위 유전체 유전 능력 평가 체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국민에게 품질 좋은 우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낙농가의 생산성을 높이고자 젖소 개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축 개량 총괄 기관인 농진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이 업무를 수행 중이다. 젖소 유전 능력 평가란 젖소가 가진 능력을 다음 세대에 얼마나 물려줄 수 있는지 과학적으로 추정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평가는 기록이 쌓일수록 정확도가 높다. 그러나 기존 평가 방식에서는 송아지의 혈통 자료만을 채택한 까닭에 신뢰할 만한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농진청은 농림축산식품부, 농협경제지주 젖소개량사업소, 한국종축개량협회와 힘을 모아 젖소 2만4000여 마라의 유전체 자료를 수집·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유전체 유전 능력 평가에 성공했다. 실험 결과, 어린 송아지의 유전 능력 평가 정확도는 25%에서 60%로 높아졌다. 또 씨수소 선발에 이를 활용하면 송아지 단계에서 능력을 예측할 수 있어 정액 생산이 가능한 1.5년 이내에 우량 개체를 가리는 일이 훨씬 쉬워진다. 기존의 평균 5.5년보다 훨씬 짧다.

낙농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암송아지의 유전체 능력을 조기에 알게 되면 우수한 개체는 맞춤형 씨수소와 짝짓기를 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반면 능력이 떨어지는 개체는 이른 시기에 판매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게 된다.

앞으로 농진청은 농협과 협력해 농가 보급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분석을 신청하면 능력 측정 뒤 정보를 제공한다. 또 유전체 자료 수집 규모를 연간 1000마리에서 3000마리로 늘려 평가 정확도를 더 높이기로 했다. 김진형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부장은 “우수 종축을 조기에 선발할 수 있는 유전체 선발 기술을 한우에 이어 젖소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됐다”며 “우유 생산 증대 등 농가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