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百 부산본점 ‘에비뉴엘’展
- 쇼핑 동선 따라 회화·조형 작품
- 북항 드메르, 계약자·동반인 초대
- 51층 핫한 김지희 작가 특별전
- ‘써밋 남천’은 박서보·이우환 作

경기 침체로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산업계가 VIP 고객을 잡기 위해 브랜드의 하이엔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아트 마케팅’에 힘을 싣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명품관 에비뉴엘을 거대한 갤러리로 변신시키는 ‘아트 인 에비뉴엘(Art in AVENUEL)’ 전시를 열고 있다. 한 고객이 강민기 작가의 작품(me-key)을 감상하고 있다. 이 전시는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제공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오는 21일까지 ‘아트 인 에비뉴엘(Art in AVENUEL)’ 전시를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롯데백 부산본점은 처음으로 명품관인 에비뉴엘 공간을 거대한 갤러리로 탈바꿈시키고 고객이 따로 전시장을 찾지 않아도 일상적인 쇼핑 동선 속에서 작품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이전에는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면에 내세워 고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집객 효과를 노렸다면 이제는 VIP 고객의 취향과 정체성을 반영, 쇼핑과 예술을 결합해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이번 기획은 롯데백화점이 에비뉴엘 입점 갤러리인 갤러리T에 먼저 협업을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감각적인 색채와 조형미가 돋보이는 강민기 이훈상 미타 등 청년 작가 3인의 회화와 조형 작품이 공간 곳곳에 배치돼 쇼핑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백화점 관계자는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 예술적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다. 고객 반응에 따라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역시 높아지는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고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를 위해 예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달 입주가 시작된 북항 재개발사업지 내 D-3블록 내 ‘롯데캐슬 드메르’는 12일부터 3개월간 계약자 및 동반인을 대상으로 51층 커뮤니티 공간 ‘아트 라이브러리’에서 김지희 작가의 특별전시를 진행한다. 다수의 글로벌 수퍼리치 컬렉터들이 김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면서 핫한 한국작가로 떠올랐다. 김 작가의 예술 세계가 회화뿐만 아니라 가구 오브제 텍스타일 등으로 확장돼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 파트너로도 자리잡았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단지의 품격을 높이고 거주자에게는 자부심과 자산 가치 제고를,이용객에게는 차별화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시도”라며 “롯데캐슬 드메르가 지향하는 문화 중심 하이엔드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기획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최근 하이엔드 아파트단지인 ‘써밋 리미티드 남천’의 갤러리형 견본주택을 선보이고 곳곳에 예술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견본주택은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WGNB가 공간 설계를 맡아 전시관을 연상시키는 고급스럽고 세련된 공간을 연출했다. 유니트 공간 곳곳에 박서보 이우환 이배 등 한국 대표 작가의 작품을 적절하게 배치해 아파트 유니트와 예술작품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게 하고 관람객이 원하면 도슨트 해설도 제공했다. 예술가인 이건희 ㈜예술문화연구소 다단 대표는 “우리나라도 소비자의 예술에 대한 관심과 안목이 크게 높아진 만큼 전 산업계가 이를 활용한 하이엔드 마케팅에 더욱더 활발하게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