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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문제 해결하며 진화…융합적 지식 필요”

국제아카데미 22기 15주차 강연- 김진택 포항공대 교수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25-09-04 19:28:30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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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개념으로 새로운 접근 가능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필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이 혁신의 시작입니다”

김진택 포항공대 IT융합공학과 교수가 인간의 진화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황예찬
국제아카데미 22기 15주 차 강연이 지난 3일 오후 농심호텔 2층 에메랄드룸에서 진행됐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포항공과대학 IT융합공학과 김진택 교수는 ‘문제 중심 혁신을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인간과 기술, 그리고 혁신의 본질을 탐구했다.

김 교수는 먼저 인간의 독특한 진화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다른 생물은 자기 몸 안에서 5억 년에 걸쳐 진화하는데 인간은 좀 짧고 특이한 진화과정을 거쳤다. 바로 몸 바깥에 내놓는 방식이 그것, 즉 도구와 테크놀러지”라며 북극곰의 사례를 들었다.

김 교수는 “북극곰은 북극에서 살기 가장 완벽한 생물이다. 특히 공기를 가두는 털옷이 기가 막힌다. 그러나 너무 완벽해서 특정 위도 아래로는 못 내려 온다”고 말했다. 반대로 인간에 대해서는 “우리는 피부를 옷으로 확장시켜 진화했다. 옷을 입었다 벗었다 할 수 있어 전 지구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곰처럼 환경에 특화된 생물과 달리 인간은 문제를 해결하며 맞춤형으로 진화하는 것을 김 교수는 ‘오리지널리티 비스포큰(Originality Bespoken·독창적 맞춤)’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인간은 그때그때 문제가 생길 때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이 방식은 나름의 독자성과 고유성을 갖고 있다. 그것이 바로 오리지널리티 비스포큰 방식의 진화”라며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같은 급격한 변화 속에서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런 진화를 위한 문제 해결 방식으로 ‘디자인’ 개념을 제시했다. 여기서 말하는 디자인은 단순히 외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과 결과, 의미와 가치를 전략적으로 고려하는 지성의 실천이다.

그는 이케아의 장애인용 맞춤 가구 프로젝트, 프랑스의 반려견 건강 측정 프로젝트, 브라질의 디졸빙 포스터 프로젝트 등 사례를 통해 디자인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도구임을 설명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김 교수가 테크네(Techne)와 세종대왕의 사례를 연결한 설명이었다. 테크놀러지의 어원인 테크네는 고대 그리스에서 서로 다른 요소를 엮고 문제를 해결하는 행위를 의미하며 인간 지성의 근원적 패턴을 담고 있다.

김 교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까지 갈 필요는 없다. 우리 역사 속에서도 융합적 지식인이 있었다”며 세종대왕을 언급했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것은 언어학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다양한 지식을 통합해 국가 경영 문제를 해결한 융합적 문제 해결자, 즉 ‘디자이너’이자 ‘오리지널리티 비스포큰’의 원형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김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는 기존의 해결책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문제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반복 학습, 즉 ‘삽질’을 통한 경험이 필수”라며 “구글 글래스, 애플 TV, 스페이스X, 삼성 폴더블폰 등 다양한 실패 사례가 오리지널리티 비스포큰 혁신의 밑거름이 됐다”며 문제 발견 및 해결 능력의 중요성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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