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가 향후 4년간 127조원가량 늘어 2029년 85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재명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와 재생에너지 활성화, 주택매입임대 사업 추진 등이 반영된 결과다.

부산에 본사를 둔 중앙정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도 이 기간 대부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오른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기재부 제공

●저성과 사업 감축·폐지 등 구조조정 추진

정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2025~2029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자산 2조 원 이상 ▷정부의 손실보전 조항(의무)이 있는 기관 등 관련 법에 따라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전국 35개 공공기관(중앙정부 산하)을 대상으로 수립됐다.

이들 35개 기관의 부채 합계는 올해 720조2000억 원에서 2029년 847조8000억 원으로 127조6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앞서 정부가 지난달 29일 ‘2026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국가채무가 올해 1301조9000억 원에서 2029년 1788조90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공공기관 부채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주택과 도로 등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SOC 사업 ▷한국전력(한전)의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발전사의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투자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택매입임대 사업 등이 이번 중장기 계획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H만 봐도 올해 170조2000억 원인 부채는 2029년 261조9000억 원으로 91조7000억 원 늘어난다.

부산 공공기관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 기간 2조1000억 원에서 3조7000억 원으로 1조6000억 원 늘어나는 것을 비롯해 ▷기술보증기금(1조9000억→2조3000억 원) ▷한국남부발전(7조8000억→10조9000억 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13조2000억→14조9000억 원) 등 대부분 기관의 부채가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부채는 올해 42조4000억 원에서 2029년 38조9000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정책투자 확대에 따른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스스로 비용을 절감하는 등 자구노력을 병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사업수요를 고려한 투자 우선순위 조정, 집행 부진·중복·저성과 사업의 감축·폐지 등 지출사업 재구조화도 지속해 추진하기로 했다.

●중대재해 책임 기관장 해임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공공기관 안전 관리 강화 방안’도 논의됐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공운법)을 개정해 ‘안전경영’을 공공기관 운영의 기본 원칙으로 명문화할 계획이다.

이 원칙을 위반하고 중대재해에 책임이 있는 기관장에 대해서는 해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함께 마련한다.

경영평가에는 ‘안전경영 책임’을 주요 평가항목으로 반영하고, ‘산재 예방’ 분야의 배점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향 조정한다. 공공기관 혁신성과 가점 항목에 ‘안전한 일터 조성을 위한 노력과 성과’ 지표를 신설해 인센티브 제공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안전관리등급제 대상 기관은 모든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으로 확대하고 건설현장 심사 기관 수도 늘릴 예정이다.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된 등급 평가 지표의 배점도 높아진다.

현재 연 1회(승인 기준) 이뤄지는 산재 사망자 공시는 분기별(발생 기준)로 확대된다. 중대재해에 해당하는 부상자 수도 함께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