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대·광안리 등 주말마다 만실
- BIFF·APEC 행사 등 호재 많아

올여름 부산 호텔가가 무더위만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온 더위가 늦게까지 이어지면서 바다 여행객이 늘어나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각종 축제·행사까지 겹치면서 성수기도 길어지는 것이다. 날씨와 여행 수요, 국제적 이벤트가 맞물려 부산 호텔업계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이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로 붐비고 있다. 국제신문DB

2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부산지역 주요 호텔은 이달 하순에도 주말마다 대부분 만실을 기록하며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A특급호텔 관계자는 “올여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어났고, 국내 여행 수요도 꾸준해 늦여름까지 내국인 투숙객이 크게 늘었다”며 “해운대·광안리 일대 호텔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는 날씨의 영향이 크다. 올여름은 유난히 더위가 빨리 시작되고 길게 이어지고 있다. 부산에서 폭염(33도 이상)이 처음 관측된 것은 지난달 7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이른 기록이다. 또 마법처럼 더위가 꺾이고 서늘한 바람이 분다는 ‘처서(23일) 매직’도 올해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B특급호텔 관계자는 “부산 해안가 호텔은 날씨 영향을 크게 받는다. 올해는 여름이 길고 장마철에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태풍도 없어 해수욕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이 이어지면서 바다를 끼고 있는 호텔들이 특수를 누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7개 부산 해수욕장의 올여름 누적 방문객은 2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해운대해수욕장은 운영 기간을 9월 중순까지 연장하면서 1000만 명 돌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고객 증가도 한몫했다. 올해 1~5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138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국내 고객 유치에 집중하던 특급호텔들도 해외 프로모션에 힘을 쏟고 있다. C특급호텔 관계자는 “대만·일본 고객이 여전히 주를 이루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고객도 눈에 띄게 늘었다. 무비자 입국이 재개되면서 중국 단체 관광객 수요도 살아날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D 호텔은 올해부터 외국인 대상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이 호텔 관계자는 “해운대 구남로만 가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 K-콘텐츠 열풍에 더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해외 광고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9, 10월 국제행사와 가을축제, 황금연휴도 호텔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다음 달부터 부산국제영화제 부산불꽃축제 등 대형 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일부 호텔은 일찌감치 축제 관련 예약 수요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부산 투숙 수요 기대감도 높다. 한 호텔 관계자는 “각종 마이스 행사와 부산국제락페스티벌 등으로 하반기에도 높은 객실 점유율과 매출이 기대된다”며 “추석 황금연휴 덕분에 10월까지는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