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행 정책 체계를 ‘지방 우대’ 방식으로 전면 개편해 지역 주도형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초광역별 ‘성장엔진’을 선정해 인공지능(AI) 전환 등을 추진하고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지특회계) 규모를 확대해 비수도권 재정 지원을 강화한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위한 로드맵 수립에도 착수한다.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획재정부 윤인대(왼쪽에서 다섯 번째) 차관보가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5개 초광역권별 성장엔진 제시

정부는 22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의 비전은 ‘경제 대혁신을 통한 진짜성장 구현’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 ▷잠재성장률 3% 달성 ▷국력 세계 5강 진입을 달성하기로 했다.

우선 정부는 수도권 1극 체제 극복을 위해 지방우대 정책 체계로 전면 개편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AI 대전환 및 초혁신경제 30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5개 초광역권별 성장엔진을 제시했다.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에서는 자동차·조선·우주항공·석유화학·철강 등 5개 업종이 성장엔진으로 제시됐다. 이들 업종의 AI 대전환을 추진해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자동차의 경우 핵심기술 개발과 산업 생태계 조성, 데이터·실증 법제 정비, 교통서비스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를 촉진하고 조선업에서는 지능형 항해 시스템 등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고강도·경량화·내식성 등을 갖춘 차세대 특수강을 개발하거나 세계 최고 수준의 10㎝급 초고해상도 위성 개발도 추진한다.

이 밖에 ▷서남권(전북·광주·전남)은 AI·미래모빌리티 및 재생에너지 등 ▷대경권(대구·경북)은 로봇·자동차부품·철강·이차전지 등 ▷중부권(대전·충청)은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 등 ▷강원·제주권은 관광·청정에너지 등이 성장엔진으로 제시됐다.

정부는 “보다 구체적인 성장엔진은 지자체와 관계 중앙행정기관이 협의해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정부는 ‘K-지역관광 토탈패키지’ 사업을 신설한다. 방문·이동, 숙박·음식, 체험 등 다부처 사업을 연계해 ‘규제 프리’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반기 2차 이전 공공기관 전수조사

2차 공공기관 이전에도 속도를 낸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전 원칙이나 일정 등의 로드맵을 수립하고 조속한 지방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2차 이전 대상 공공기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올해 하반기 중 실시한다. 다만 로드맵 수립의 구체적인 일정이나 전수조사의 내용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정부가 2차 이전의 조속 추진 의지를 경제성장전략에 담았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작업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방 재정 지원을 위해 지자체에 대한 지특회계 포괄보조금 규모는 올해 3조8000억 원에서 내년 10조 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한다. 지특회계는 중앙정부가 지역 간 균형 발전을 위해 지자체에 지원하는 예산이다.

정부는 “주요 재정사업을 추진할 때 지역발전 수준 등을 반영해 비수도권·인구감소지역 등에 대한 우대지원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과 지방 신·증설 투자에 대한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지원도 늘린다.

지금은 지방 이전의 경우 투자 건당 150억 원, 기업당 200억 원까지 국비 지원이 이뤄진다. 신·증설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설비보조금만 지원하고 입지보조금은 주지 않는다. 입지보조금을 지급하는 쪽으로 제도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지방시대 벤처펀드’를 ‘지역성장펀드’로 확대 개편하고 지역투자 인정비율 특례(100→120%)는 올해 말에서 2030년 말까지 5년 연장한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정부 지원을 의무화해 안정적인 발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프로젝트를 위해 지역전략산업 관련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고 북극항로의 상업 항로화도 추진한다.

지방사립대가 지역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학과를 조정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