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에 있는 국유지와 노후 공공청사를 활용해 청년·서민용 공공주택을 3만5000호 이상 공급한다.

2035년까지 공급하기로 이미 계획된 2만 호에 1만5000호 이상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다만 추가 공급하는 ‘1만5000호 이상’이 대부분 수도권 중심이어서 주택시장 양극화가 더 심화할 우려도 제기된다.

부산 ‘나라키움 청년창업허브’는 창업 공간을 제공하는 기존 하드웨어(HW) 중심의 기능을 넘어 정부의 청년창업 정책과 연계한 종합 지원 인프라로 탈바꿈한다.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왼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27차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신규 공공주택 1만5000호 이상 공급

정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27차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2026년도 국유재산종합계획’과 ‘물납증권 가치 보호 방안’ 등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과거에는 국유재산의 역할이 제한적이었지만 이제는 초혁신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국민 모두의 공동 자산으로 봐야 한다”며 “국유재산의 창의적인 활용과 경제 성장 뒷받침을 통해 미래세대를 포함한 공동체 모두의 행복이 증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정부는 대규모 유휴 국유지 및 노후 청·관사 복합개발 사업을 통해 청년·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3만5000호 이상을 공급하기로 했다.

2035년까지 이미 계획된 청년임대 등 공공주택 약 2만 호를 조기 공급하고, 도심 노후 공공청사와 역세권 유휴부지 등을 추가 발굴해 신규 공공주택 1만5000호 이상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추가 발굴 부지로는 서울 성수동 경찰기마대부지, 광명세무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등이 제시됐다. 정부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위탁개발기관을 현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지방공사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개발계획에 대한 사전 경제성 분석 및 지자체 협의 등 제도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구 부총리는 “노후 청·관사 및 국유지 등 국유재산 복합개발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국유재산을 활용한 청년창업 지원을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공간 제공’ 방식에서 벗어나 관계부처의 청년창업정책(보육·사업화·투자 등)과 연계된 ‘창업생태계 허브 조성’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부산의 경우 연제구 연산동에 있는 옛 동남통계청 사옥을 정부가 ‘나라키움 부산청년창업허브’로 조성해 2022년 개관한 바 있는데, 이 시설도 이번 전환 사업에 포함된다. 기능이 대폭 강화되는 셈이다.

나라키움 부산청년창업허브는 2020년 7월 ‘공공기관 선도 10대 프로젝트’로 선정된 사업이다. 지역 내 벤처산업 생태계와 청년 창업 지원 등을 위한 기능을 수행한다. 지하1층, 지상 4층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는 “대학가·벤처밀집지역 등 창업활성화 지역에 ‘창업+주거’ 모델의 청년창업허브 복합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 등 군 공항 이전 신속 지원

정부는 또 유휴 국유지와 관련해 지역 주민들의 수요가 있는 경우 개발·대부 전까지 주민 편의를 위한 공간(주차장 등)으로 개방할 방침이다. 지자체의 안전관리 하에서 불특정 다수가 일시적으로 사용하되 영리 행위 및 상태변경 행위는 금지된다.

현행 ‘국가시설 개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행정재산으로 사용 중인 강당·교육원·주차장 등도 일반 국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광주 등 군 공항 이전은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추진한다. 기부대양여는 사업 시행자가 자가 재산의 소유권을 국가나 지자체에 이전시키는 등 기부 채납하는 대가로 국·공유재산을 양여받는 사업 방식이다.

정확한 기부·양여 재산의 가치를 산정하고 이전 주변지역에 대한 적정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차질 없이 뒷받침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미군기지 재배치 완료 후 반환된 공여구역에 대한 개발계획 지원을 위해 국유지 장기임대를 허용하고, 국유지개발회사(SPC)의 공적기능 강화 등을 위해 민간참여개발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아울러 정부는 국가 필수시설이지만 지역이 선호하지 않는 시설의 원활한 설치와 이전을 위해 기부대양여 사업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군사시설 외 교정시설 등도 지자체와 협력해 기부대양여 사업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범위를 확대한다. 금융비용 등 기부재산 가액 산정기준을 명확히 하고, 기반시설 정비 등 양여재산에 대한 객관적 평가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구 부총리는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 국유재산을 활용할 경우 사용료를 (재산가액의) 2.5%에서 1%로 대폭 인하하는 등 적극 지원하겠다”며 “협동조합 등 사회적기업의 국유재산 사용료도 2.5%에서 1%로 낮출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정부는 국유재산의 미래세대 활용 가능성 제고를 위해 500억 원 초과 국유재산을 매각·교환할 경우 국무회의 후 국회 사전보고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정부가 국세물납을 통해 보유한 국유증권의 가치를 보전하고 국고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캠코의 수탁자로서의 활동 기준, 방법 및 절차를 명확히 하는 ‘물납증권 가치 보호방안’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회계장부 열람 등 상법상 주주 권한을 활용해 수탁자 책임 활동의 범위를 확대하고, 횡령·배임·사익편취 등 기업가치 훼손 정황 및 대규모 영업손실 등 부실 징후를 중점 점검할 계획이다.

물납법인의 기업가치 훼손이 확인될 경우 법적조치 및 경영진 교체(이사·감사 선임 등)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