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가 경남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어업’과 경북 ‘울진 금강송 산지 농업’의 가치를 인정했다.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어업’. 해양수산부 제공

9일 해양수산부·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이 전통 어업 방식과 농업 체계를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신규 등재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세계중요농업유산은 청산도 구들장논, 제주 밭담, 하동 전통차농업, 금산 인삼농업, 담양 대나무밭, 하동·광양 재첩잡이 섬진강 손틀어업, 제주 해녀어업 등 모두 9개(농업 6개·어업 3개)로 늘어났다.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제도는 2002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됐던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세계정상회의’를 통해 창설됐다. 국제 사회가 보존해야 할 농업·어업·임업 유산 발굴, 생물다양성 확보, 지속가능성 확보 등이 목표다.

죽방렴어업 방식으로 고기를 잡고 있는 어민. 해양수산부 제공

죽방렴어업은 섬과 섬 사이의 좁은 바다 물목에 조류가 흘러 들어오는 쪽을 향해 V자형으로 ‘말목’(가늘게 다듬은 말뚝)을 박은 뒤 촘촘한 대나무 발을 설치해 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현재는 지족해협 일대 537.2ha에 죽방렴 23개가 설치되어 있다. 하루에 2회 정도 물때에 맞춰 들어온 고기만을 잡는 까닭에 남획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15세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지족해협 일대의 독특한 바다 환경과 역사적·문화적 배경 등이 결합된 것이어서 보존 가치가 뛰어나다. 전문가들은 자연에 순응하는 이 방식은 바다 생태계 위기 극복과 회복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언급한다.

경북 울진 금강송 군락지.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울진에는 산촌과 어촌이 공존하는 지형적 특성을 바탕으로 오래전 금강소나무 숲을 따라 해산물 운반로이자 보부상 교역로가 만들어졌다. 주민들은 숲의 구조에 순응하면서 농업과 정주 문화를 유지해 왔다. 아울러 현재까지 산림관리, 자연산 송이 채취, 산지 농경지 확보, 전통 관개시설 운영, 주민자치 조직 등을 통해 금강소나무 숲의 체계적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이어가는 중이다.

해수부와 농식품부는 이 같은 역사성·지속가능성·생활문화성 등을 고려, 지난 2015년(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어업)과 2016년(울진 금강송 산지 농업)에 각각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또 이를 세계가 알 수 있도록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세계식량농업기구는 서류 심사, 현지 실사, 각계 토론 등을 거쳐 지난 7~8일 열린 ‘전문가 그룹 회의’에서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어업과 울진 금강송 산지 농업이 꼭 보존해야 할 유산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국제농업기구는 이른 시일 내에 사무총장 서명이 담긴 인증서를 우리나라에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