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 기준 4년 5개월 만에 최저치

- 미분양 증가 등 시장침체 직격탄

부동산 시장 경기가 살아났을 때 활발하게 활동했던 공인중개사 수가 최근 들어 지속해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 거래 침체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오피스텔 전세 및 임대 문구가 붙어 있는 부산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국제신문DB

3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을 기준으로 할 때 전국에서 사무실을 운영 중인 공인중개사는 11만112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만4068명보다 2.6%(2945명) 감소했다. 또 4월(11만1440명)에 비해서는 0.3% 줄었다. 월별 기준으로는 2020년 12월(11만946명) 이후 4년 5개월 만에 가장 적다. 개업 공인중개사는 전국의 부동산 가격이 내림세로 들어선 2023년 2월 11만7923명을 기록한 뒤 2년 3개월째 매월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협회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은 55만1879명(4월 기준)이다. 5명 가운데 1명만 사무실 문을 열고 놓고 있는 셈이다. 휴업이나 폐업도 늘고 있다. 올해에는 1월(972명)을 빼면 2월 1068명, 5월 1077명 등 매월 1000명 넘게 영업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전국 집값과 거래량이 하락한 2022년 이래 공인중개사의 활동이 부진에 빠진 것으로 풀이한다. 또 이후에도 코로나19 확산, 내수 부진, 고금리 기조, 대출 규제 강화 등이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회복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특히 올해에는 대통령 탄핵 사태 등으로 분양 시장도 가라앉으면서 공인중개사에게 새로운 고객 유입이 더 힘들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등 부동산 시장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아서다. 주택 공급도 부진하다.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인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분양 물량은 5만533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4577가구)보다 25.8% 줄었다. 여기에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실수요가 아닐 때 대출을 제한하는 ‘6.27 부동산 정책’까지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급랭하자 당분간 공인중개업계의 침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거래량이 늘거나 공급 계획이 나온다면 문을 여는 사무실이 늘어날 수 있지만 지금은 좋은 여건이 아니어서 신규 개업에 굉장한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