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청사 부산 이전을 위한 조직의 규모를 키우는 등 제반 작업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김성범 해양수산부 차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해수부 부산 이전 추진기획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해수부 제공

1일 해수부는 현재 운영 중인 ‘해수부 부산 이전 준비 TF’를 ‘해수부 부산 이전 추진기획단’으로 확대·개편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강도형 해수부 장관에게 연내에 이전 방안을 마련하라고 한 지시를 신속하게 이행하기 위해 추진됐다. 또 이전 업무를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면 기존의 TF를 보강해야 한다는 정치권 및 지역사회의 여론도 반영했다. 앞서 해수부는 지난달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해수부 이전을 거론하자 곧바로 TF를 발족한 바 있다.

그동안 TF는 기획조정실장이 이끌었다. 그러나 조직이 커지는 것에 맞춰 이에 적합한 위상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차관이 추진기획단 단장 자격으로 전체 임무를 담당한다. 여기에는 대통령의 특별 지시를 이행이라는 과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의미도 담겼다. 또 차관이 추진기획단 단장이어서 다른 부처와의 협업 때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도 있다.

추진기획단은 이전총괄반, 제도지원반, 예산지원반, 정보화지원반 등 4개 분과로 구성됐다. 추진기획단은 앞으로 청사 확보, 이전 직원의 주거·교육·교통 지원 대책 마련 등의 일을 한다. 또 이전 예산 확보 등을 위해 관계 부처와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추진기획단에서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만들면 이를 국정기획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최종 방안은 이 대통령에게 보고된다.

아울러 해수부 부산 이전에는 부산시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상호 소통 창구를 개설해 효율성을 높인다. 특히 연내 이전이 가능해지려면 청사를 구하는 것이 최우선인 만큼 지역 사정에 밝은 시와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이와 관련, 부산의 기초지자체와 건물을 보유한 업체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해수부 청사를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서면에 상가를 가진 지역 건설사가 유치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해수부는 모든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진 뒤 청사가 들어설 공간을 결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아직 구체적인 숫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부산으로 이전하는 인원은 해수부 본청 직원 600여 명, 계약직과 공무직 300여 명 등 9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는 직원들이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불안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시와 협력해 최선의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

한편 해수부의 이런 움직임에 따라 시도 7월 1일 자로 ‘해수부 이전지원팀’을 신설했다. 이 부서의 주요 업무는 ▷해수부 및 해양 공공기관 이전 추진 ▷임시 청사 확보 및 입주 지원 ▷이전 직원 대상 주택 특별 공급과 교육·세제 혜택 등이다. 앞서 시는 지난달 18일 열린 ‘제22차 부산미래혁신회의’에서 해수부 이전을 핵심 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부산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해양 허브 도시’로 키우기 위해서다. 시는 해수부의 부산 이전은 정부 부처가 단순하게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해양 거점도시인 부산을 바탕으로 해양·수산·항만 기능을 한 데 묶는 기능을 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역사회에서도 환영의 뜻을 나타낸다. 추진기획단이 구성된 것은 해수부가 부처 이전의 속도를 더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또 전담 조직이 만들어진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현 정부와 부산 시민 등이 만족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이전 방안이 수립될 것으로 기대한다.

추진기획단 단장인 김 차관은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추진단이 공식 발족하면 세부 계획 수립에 한 달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대통령의 지시를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치권, 지역사회, 해수부 직원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최선의 이전 방안이 나올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불어 이 대통령의 또 다른 공약인 ‘북극항로 개발’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