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운협회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관련, 해수부 기능을 강화해 부산 이전을 통한 역할 증대를 요구했다. 한국해운협회(옛 한국선주협회)는 국내 선사들 모임이다. 해운업은 조선업의 전방 산업이지만 국내에서는 해운업과 조선업 간 시너지가 크지 않다. 한국 선사들은 국내 조선소에 발주를 많이 하지 않고 국내 대형 조선소는 해외 선사 물량 유치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한국해운협회는 지난 27일 2025년 사장단 연찬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한국해운협회 제공

한국해운협회는 지난 27일 경기도 성남시 새마을운동중앙연수원에서 ‘2025년 사장단 연찬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찬회에는 해운협회 회원사 대표 64명, 한국해양진흥공사 안병길 사장, 포스코플로우 반돈호 대표, 한국도선사협회 조용화 회장, 한국예선업협동조합 김일동 이사장, 해양수산부 허만욱 해운물류국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출신인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날 연찬회 도중 별도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할 때 조선·해양 플랜트 산업을 이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부회장은 “조선은 수출산업으로 성장해 왔고 해운과 함께 움직여야 진정한 전략 산업화가 가능하다”며 “만약 조선을 전략산업으로 봤다면 (국내 조선사들이) 쉽게 벌크선이나 중형 유조선 등 소형 선박을 버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부회장은 북극항로 개척에 대해 “북극항로를 5년, 10년 후에 생각하면 늦다. 북극항로는 연중 거의 얼음에 덮여 있어 당장 컨테이너선 정기 항로가 개설된다거나 벌크선, 가스선이 이 루트를 통해 유럽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지금처럼 2~3개월이 아닌 최소 6개월 이상 운영할 수 있는 시기가 그리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로는 항만과 항만 배후지가 있어야 유지되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보는 곳이 부산이라 생각한다”며 “부산항이 싱가포르항처럼 허브 항만으로 거듭나려면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하고 투자해야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운협회는 대선 직전이었던 지난 4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공약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양 부회장은 당시 “우리 해운 업계가 그동안 성장해 오고 지금까지 커온 데는 부산이라는 항만도시가 큰 역할을 했고 우리 업체 모두 부산시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가 반대할 일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