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운전면허를 갖고 있는 사람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사고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고령운전자 교육장.

8일 보험연구원 김해식 연구위원이 내놓은 ‘고령자 운전-기술 변화와 보험제도’ 보고서를 보면 국내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2015년 7.6%에서 2024년 14.9%로 늘었다. 이에 비례해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고 건수 비중은 2015년 6.8%에서 2023년 20%로 급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운전면허 소지자 100명당 연령대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고령 운전자가 20대 이하 운전자 다음으로 많았다. 반면 나머지 연령대의 사고 건수는 하향 추세를 보였다.

이에 경찰청은 고령자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한편 적성검사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는 65~7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운전면허 반납률은 2.2% 수준에 머물렀다.

사회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다양한 방안이 나온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7월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인식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26.5%가 고령자 운전자 안전대책으로 안전장치 의무화를 언급했다. 또 23.0%는 면허 반납 시 보상과 혜택 강화, 19.9%는 신체·인지기능 검사 강화를 거론했다. 일률적인 통제보다는 맞춤형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테슬라가 공개한 ‘로보택시’

이와 관련, 김 연구위원은 고령자가 면허를 반납한 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대체 이동 수단이 부족한 점을 고려하면 운전자의 개입이 없는 ‘로보택시’ 도입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통수단은 최근 국제 가전·IT 전시회 등에서 소개된 적 있다. 호출형 서비스 기반의 로보택시는 단순한 무인 택시가 아니라 자가용의 기능을 대체하는 이동 수단이다. 운전하지 않는 고령자의 단독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대안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로보택시가 2030년 이전에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김 연구위원은 “운전하지 않는 고령자에게는 로보택시를 포함한 공공 투자를 통한 이동 접근성 보장, 공공 보험을 활용한 이동 위험 분산, 책임 연계 법제를 바탕으로 한 자율주행 이동 수단의 사회적 신뢰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