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냉난방 장치 제조업체인 두원공조가 하도급 업체의 기술자료를 제3자에게 넘긴 혐의로 정부 제재를 받게 됐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두원공조에 하도급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9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두원공조는 2017년 10월부터 2023년 4월까지 7개 수급사업자에게 금형도면 99건을 요구하면서 기술자료 요구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2023년에는 5개 수급사업자로부터 금형도면 17건을 받으면서 비밀 유지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혐의도 받는다.

특히 두원공조는 자사의 해외 계열사인 두원인디아(인도)와 강소두천(중국)이 금형 수리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수급사업자와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형도면 총 5건을 두 법인에 제공하기도 했다.

아울러 두원공조는 수급사업자 A 사가 대금 정산 등의 이유로 금형 수리를 거부하자, A 사의 동의 없이 B 사에 도면을 보내 금형을 수리하게 한 사실도 적발됐다.

두원공조는 “영세한 경영 여건상 금형 수리를 위해 해외 출장을 갈 수 없기 때문에 해외 법인에 도면을 미리 준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미래 수리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금형도면을 제3자에 제공하는 것은 필요 최소한의 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기술자료 제공 행위”라고 판단했다.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겨 B 사에 도면을 보냈다는 주장에도 정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 없이 바로 경쟁업체에 기술자료를 제공한 행위로 부당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금형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직권조사를 통해 기술유용 행위 등을 적발·제재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하도급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기술유용 행위 및 기술자료 요구와 관련된 절차 위반 행위에 대해 감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