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 출범하는 새 정부는 늪에 빠진 내수와 미국의 고강도 관세 정책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가 정점에 이른 상황에서 첫 발을 내딛는다.

이에 따라 차기 대통령이 추진할 경제 분야의 최우선 정책도 이들 두 현안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6·3 대선에서 맞붙는 주요 후보 모두가 ‘최소 3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새정부 출범 즉시 관련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현재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이미 장기화한 상황에서 미국발 ‘관세 충격’까지 가시화하면서 수출·내수 양방향에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1.5→0.8%)과 한국개발연구원(KDI·1.6%에서 0.8%) 등 주요 기관은 올해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통계청의 ‘4월 산업활동 동향’은 실물경제 모든 부문에서 위기감이 감도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산업 활동의 3대 지표인 ▷전산업 생산(-0.8%) ▷소매판매(-0.9%) ▷설비투자(-0.4%)가 모두 줄어들며 지난 1월 이후 3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당장 이번주 출범하는 새 정부는 경기 부양에 추가 재정을 투입하는 한편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대선 기간 “내수 진작을 위해 당선 즉시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 모두 ‘최소 30조 원’을 제시했다.

누가 당선되든 추경 편성 작업이 출범 직후부터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예산 당국도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는 즉시 편성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달 1일 국회에서 의결된 13조8000억 원 규모의 ‘필수 추경’이 산불피해 복구와 통상·인공지능(AI) 및 민생 지원을 중심으로 ‘급한불 끄기’ 성격이었다면, 차기 정부에서 편성되는 2차 추경은 내수에 보다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 살리기’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나라 곳간이 사실상 빈 상황이어서 새 정부는 이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동시에 안게 됐다.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관세 협상’도 차기 정부의 1순위 과제로 꼽힌다. 지난 4월 한미 재무·통상장관급 ‘2+2 협의’에서 상호관세 유예기간이 끝나는 올해 7월 8일까지 ‘줄라이(7월) 패키지’를 만들기로 합의했지만, 일정대로 합의가 도출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작 미국 내에서 관세 이슈를 둘러싼 행정부와 법원의 공방이 격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차기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급 경제외교를 통해 공감대를 마련할지 여부가 관세 문제 해결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