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정보 등을 파악하기 어려워 ‘깜깜이’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결혼식 관련 비용이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 데 이어 계절별로도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식장 계약금액의 경우 성수기인 봄에는 평균 1720만 원대에 달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지 않은 가을에는 1170만 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양 측 간 격차가 500만 원 이상인 셈이다.

연합뉴스

31일 한국소비자원의 ‘결혼 서비스 가격 조사 결과’를 보면 결혼을 앞둔 국내 예비부부들이 예식장을 계약할 때 내는 금액은 ‘중간가격’ 기준 1555만 원으로 집계됐다.

중간가격은 특정 가격을 순서대로 정렬했을 때 정확히 중앙에 위치한 값을 말한다. 이번 조사는 전국 14개 지역의 결혼식장 370곳과 결혼준비 대행업체 152곳 등 총 522곳을 대상으로 지난 4월 1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됐다.

특히 결혼식장 계약금액(이하 중간가격)은 예식월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해당 금액이 가장 높은 달은 4월로 1725만 원에 달했다. 이어 ▷3월(1680만 원) ▷5월(1600만 원) ▷6월(1553만 원) ▷8월(1530만 원) 등 순이었다.

반면 9월 결혼식장 계약금액은 1175만 원으로 12개월 중 가장 낮았다. 그 다음으로는 ▷1월(1194만 원) ▷2월(1200만 원) ▷7월(1272만 원) ▷12월(1310만 원) 등 순으로 낮았다.

4월(최고)과 9월(최저) 간 계약금액 격차가 550만 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수요가 몰리는 성수기(봄) 때 업체들이 비교적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간 결혼식 관련 비용은 가격 정보 등이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결혼 관련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 대여·메이크업) 서비스 비용은 ‘업체들이 예비부부들에게 갑질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실제 스드메 계약금액 중간가격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해당 금액이 가장 높은 전라도(345만 원)와 가장 낮은 인천(212만 원) 간 격차는 133만 원이나 된다. ‘깜깜이’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스드메 가격의 지역별 격차 원인을 일부 요인으로만 단정할 수는 없다”며 “다만 비수도권에서는 서울 강남 등보다 결혼준비 대행업체 수가 많지 않다보니 몇몇 업체가 가격 구조를 결정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예비부부들이 결혼준비 대행업체와 패키지 형태로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개별 스드메 가격이 정확히 얼마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소위 ‘깜깜이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게 당국의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