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후보들 공약 선언적 수준 그쳐
- 기후 관련정책 범부처 수준 강화
- 다양성·형평성 기반 거버넌스 필요

다음 달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후’ 관련 이슈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는 기후위기에 따른 폐해가 환경뿐만 아니라 물가 복지 주거 일자리 등 경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각 후보들의 기후 관련 공약은 선언적인 수준에 그치거나 내용이 빈약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채택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기후정치바람 오용석 팀장이 지난 23일 여야 주요 대선후보의 기후에너지 관련 공약을 평가하고 있다. 이석주 기자

기후정치바람 오용석 팀장은 지난 23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후위기 대응은 경제와 사회, 지역 정책 등을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접근해야 풀어낼 수 있는 복합적인 정책 과제”라며 “이번 6·3 대선에서 여야 어느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기후 관련 정책의 기능을 범부처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후정치바람은 기후 관련 이슈를 ‘정치’ 영역에서 점검·분석·조언하기 위해 2023년 환경 등 분야의 기관·단체가 함께 만든 프로젝트 성격의 전문가 그룹이다.

우선 오 팀장은 여야 주요 후보의 에너지 및 기후 관련 공약을 구체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인프라 구축,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 폐지, 이를 통한 기후대응기금 확충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며 “하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정부조직 개편안이 (공약집에) 담기지 않았고 재원 마련 방식도 지출 구조조정과 연간 총수입 증가분에 의존하고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공약과 관련해서는 “탈탄소화나 탄소중립보다 ‘환경부를 기후환경부로 개편해 기후 재난에 대비하겠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재난 대응’을 넘어서는 사회·경제적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에 대해서는 “기후위기 대응은 물론, ‘좋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관점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다만 이런 야심찬 목표를 실행할 구체적인 정책이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관건일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 관련해서는 “기후·에너지 공약 자체가 없어 평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기후는 단순한 환경 이슈가 아니라 국정 전반을 아우르는, 시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라며 “새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채택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에 기반한 기후 거버넌스(통치 관리 방식)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기후 산업 에너지 정책을 통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부처를 신설하고 기후 관련 재정도 구체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후 관련 정책이 에너지와 산업 정책뿐만 아니라 시민의 생활과 복지, 돌봄과 지역 정책 등 국정 전반에 반영될 수 있도록 주류화해야 한다”며 “정책 총괄 기능을 어느 부처에 두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섬세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