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자 수급 안정을 꾀하고자 수입산 1만 ｔ에 대해 할당관세(0%)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 외식비 부담 완화를 위해 공공배달앱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2만 원 이상 3회 주문을 하면 1만 원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대형 매장에서 농식품을 고르고 있는 소비자.

1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식품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근 가공식품과 외식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에서 비롯된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통계청의 4월 소비자물가 조사 결과를 보면 농축산물은 전년 동기보다 소폭(0.8%) 올랐으나 가공식품은 4.1%, 외식은 3.2%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4500억 원의 예산을 투입, 중소 가공식품 기업의 원재료 구매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수입부가가치세 면세 등 세제·금융지원도 검토하는 한편 식품업계 간담회와 사전 협의 등을 통해 가공식품의 인상률을 낮추거나 인상 시기를 분산하도록 권유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아울러 공공배달앱 활성화로 외식업체의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완화한다. 이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한 650억 원을 활용, 6월 말부터 ‘땡겨요’, ‘먹깨비’ 등 12개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할인쿠폰을 주는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650만 명가량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책에는 축산물 가격 안정 방안도 들어 있다. 농식품부는 주요 축산물 수급 상황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햄·소시지 등 가공식품 원료로 사용되는 외국산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업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판단, 원료육 1만 ｔ에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했다. 또 가정의 달인 5월에 축산물 소비가 증가할 것에 대비, 축산자조금을 활용해 대형 매장 등 주요 유통업체에서 할인 행사를 연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는 농산물 수급이 원활하게 될 수 있게 사과·배 등 품목별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산지 작황을 면밀하게 살피는 한편 기상 급변 등 이상 상황 발생 때 영양제 및 약제를 지원한다. 배추·무·양파·마늘 등은 수매 및 비축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다. 추경으로 확보한 할인 지원 예산(1200억 원)은 가정의 달, 여름 휴가철, 추석, 김장철 등 농산물 수요가 급증하는 성수기에 집중적으로 투입한다.

홍인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이번 대책은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만큼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더불어 가격 담합 등 불공정 거래 행위가 의심되면 관계 부처와 함께 강도 높은 조사 및 처벌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