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난기류 출현이 점점 잦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업계의 대응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8월 인천에서 몽골 울란바토르로 가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난기류와 맞닥뜨린 이후 기내식이 바닥에 쏟아져 있다. 독자 블로그에서 발췌.

11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개 국적 항공사가 정부에 보고한 난기류 건수는 2만7896건(상반기 1만4820건·하반기 1만3076건)이었다. 2023년(2만575건)보다 35.6% 늘었다. 올해 1~3월에도 전년 동기에 비해 5%가량 증가한 6556건의 난기류가 보고됐다. 국적사 항공기들이 마주한 난기류 건수는 2019년 1만5241건에서 코로나19로 항공기 운항이 제한된 2020년~2022년에는 8000여 건~1만2000여 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2023년에는 2만575건으로 다시 늘었다.

항공기 1편당 난기류 건수는 2019년 0.027건에서 2023년 0.044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0.052건을 기록했다. 난기류가 잦아지면서 국적사 항공기들의 난기류 사고도 1년에 1~2건씩 발생하고 있다. 2019년 이후 일어난 항공사고 12건 가운데 7건(58.3%)은 난기류가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난기류는 바람의 방향과 속도가 불규칙하게 움직이면서 흐르는 현상을 일컫는다. 항공기가 운항 중 난기류를 만나면 기체가 요동치거나 급강하해 인명 피해 및 짐 파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난기류 출현을 증가시킨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난기류 사고는 국제적으로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자료를 보면 세계 항공 사고 중 난기류 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15%에서 지난해에는 32%(94건 중 30건)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업계와 함께 난기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종사자의 교육·훈련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나래기상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2026년까지 항공사와 항공기상청이 항로별 기상 특성 및 분석 결과를 상호 공유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아울러 업계는 기내 서비스도 안전을 고려한 방식으로 바꾸는 중이다. 특히 착륙 과정에서 난기류 피해가 잦은 점을 고려해 중·장거리 노선은 최소 착륙 40분 전까지, 단거리 노선은 15분 전까지 기내식 등 서비스 제공을 마무리하라는 국토부 지침을 따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부터 이코노미석에서 컵라면 대신 핫도그와 피자 등 화상 위험이 낮은 간식을 제공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단거리 구간에서 차가운 음료를 승객들에게 준다. 이전에는 뜨거운 커피와 차를 제공했었다. 티웨이항공은 컵라면 등 뜨거운 음식을 내놓을 때 쏟아짐 방지를 위해 전용 비닐백을 곁들인다. 이스타항공은 뚜껑에 화상 방지 스티커를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