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에 비해 주가는 그에 못 미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거래소는 7일 2024년 결산 재무제표를 반영해 코스피 시장의 투자지표를 산출해 발표했다. 주가와 시가총액은 지난 2일 종가를 기준으로 삼았다.

코스피의 PER은 12.7로, 전년(20.7) 대비 8.0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코스피200의 PER은 11.0으로 전년 21.2 대비 10.2나 하락했다. PER은 회사의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이 지표가 낮으면 해당 회사가 거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고, 그에 따라 기업의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래소는 PER가 급락한 배경으로 상장기업의 지배지분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데 반해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우려 등에 따라 시가총액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2024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57.7% 올랐는데, 시총은 3.5%(약 74조 원) 줄었다.

국내 주식은 주요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과 비교해도 저평가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외국 주요시장의 PER 평균은 21.3으로 조사돼 한국보다 10.3이나 높았다. 중국 대만 인도 브라질 태국 등 신흥국 평균도 15.2로 한국보다 4.2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9로, 전년 대비 0.1 하락했다. PBR은 현재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으로, PBR이 1배 미만이면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가치에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됐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