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사 고객이 유심을 바꾸지 못한 채 출국했다가 유심 정보 유출 등으로 피해를 보면 보상을 포함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내 SK텔레콤 로밍센터에서 출국자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3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삼화타워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김희섭 SK텔레콤 PR 센터장은 “비정상 인증 시도 차단(FDS)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기에 유심을 교체하지 않고 출국했다고 정보가 다 털리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비행시간이 임박해 유심을 교체하지 못하고 출국했을 때 이번 해킹으로 인한 피해가 생긴다면 당연히 책임지고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환 인프라 전략기술센터 담당(부사장)은 해외에서 현지 유심으로 교체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유심이 바뀌면 해킹당한 유심과 달라지기에 해킹당할 우려가 없다”고 장담했다.

이어 SK텔레콤은 5월 초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로 출국하는 이용자들이 이날 인천국제공항 등 공항 로밍센터로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는 ‘유심보호서비스’와 로밍 상품을 동시에 이용할 수 없으므로 출국 전에 유심을 교체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김 센터장은 “연휴가 되면서 고객이 몰려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출국하지 않는 일반 고객이 공항 로밍센터를 방문하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연휴 동안 임직원 700여 명이 교대로 로밍센터를 지원하도록 했다. 그러나 출국 시각이 임박했다는 기준을 정하기 어려워 유심 교체 패스트트랙 서비스는 운영하지는 않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할 때 SK텔레콤 유심보호서비스 총가입자는 1714만 명으로 늘었으며 유심을 교체한 이용자는 92만 명에 이르렀다. SK텔레콤은 오는 14일부터는 로밍 상품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유심 보호 서비스 2.0’을 시행한다. 이 서비스는 정상 단말기와 비정상 단말기를 구분하는 기술을 해외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아울러 2600개 T월드 매장에서만 신규 영업을 중단하겠다고 한 전날 입장을 바꿔 판매점과 온라인 채널에서도 신규 가입 유치를 최대한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판매점에 대한 영업 손실 보상안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지 않다면서 향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비상경영체제를 최고 단계로 올려 해킹 사고에 대응 중이다. 모든 임원은 주말을 포함해 매일 오전 7시에 출근해 비상경영회의를 진행한다. 이들은 연휴 기간 고객 지원을 위해 유통망, 공항 등 현장에 투입된다. 사고 직후 실행된 리스크 관리 체계는 CEO 직속 컨트롤타워 중심의 ‘전사 비상 경영 전담팀(TF)’으로 확대됐다.

한편 SK텔레콤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SK텔레콤 고객 개인정보 판매 게시글에 대해서는 이번 해킹 건과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 센터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에서 나왔듯 고객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현재로서 이 게시글은 당사 해킹 건과 다른 건”이라며 “경찰에서 조사하면 확실하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터넷침해대응센터를 방문해 사이버 침해 모니터링 및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통신 3사 및 주요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들의 정보보호 현황을 점검했다. 이는 지난 18일 발생한 SK텔레콤 침해 사고가 국가 네트워크 전반의 보안과 안전에 경종을 울리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인식에 따른 조치다.

유 장관은 “이번 침해사고를 계기로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 정보보호 투자, 정보보호 인증제도, 공급망 보안, 침해사고 대응 등 정보보호 체계 전반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해 나가겠다”며 “국민이 안전하게 디지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보보호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다양한 사이버 위협에 철저히 대응하기 바란다”고 기업들에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