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손상이 해상에서 일어나는 여객선 사고의 주요 원인이라는 통계가 나오자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나들이가 잦아지는 계절을 맞아 선박의 안전 관리를 강화, 물적·인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운항관리자(왼쪽)와 선박 검사원(오른쪽)이 내항 여객선 기관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공단 제공

28일 공단은 ‘2025년 내항 여객선 기관 손상 사고 예방 활동 계획’을 수립해 연중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올해의 여객선 기관 손상 사고 건수를 최근 5년간 평균치보다 20%가량 줄이는 것이 목표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자료를 보면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발생한 내항 여객선 사고는 155건이었다. 연도별로는 2022년 32건, 202년 22건, 2022년 41건, 2023년 35건, 2024년 25건 등으로 최근에는 감소 추세를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해상에서는 돌발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큰 만큼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5년간 내항 여객선 사고 원인별로는 별로는 기관 손상이 37건으로 전체의 23.9%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충돌과 부유물 감김 각 21건, 운항 저해(직접적인 위협은 생기지 않았으나 선박의 정상적인 항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상황 발생) 18건, 좌초 12건, 접촉 7건, 조타장치 손상 6건, 화재 5건, 안전사고 3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기관 손상 사고는 차도선(50.4%)과 선령 15년 이상 선박(50.0%)에서 자주 발생했다.

공단은 이 같은 점을 고려, 선박 노후화·정비 불량 등의 복합적인 요인과 현장의 즉각 대응으로 처리할 수 있는 단순 부품 사고로 유형을 나눈 뒤 맞춤형 대책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공단(운항관리자·선박 검사원), 여객선사(안전관리책임자)가 참여하는 ‘기관설비 현장점검 협의체’를 신설, 여객선 주요 사고와 정비 이력을 공유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은 뒤 실행한다. 또 기관 손상 사고가 잦은 노후 여객선은 ‘사고 관리 선박’으로 지정해 연중 점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단은 여객선 기관 손상 사고의 개별 사례를 분석한 뒤 교육자료를 제작·배포할 계획이다. 법정 점검, 정비 점검 이력을 체계적으로 기록·관리하는 ‘기관 설비 이력 카드’도 만든다. 기관설비 감시 체계의 연속성을 확보, 선원이 교대되더라도 현장 대응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김준석 공단 이사장은 “정부의 예방 중심 안전 기조에 발맞춰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며 “모두가 안전하게 여객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