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메가 샌드박스’를 만들자고 전격 제안했다. ‘메가 샌드박스’란 기업이 원하는 규제를 해당 지역에서 풀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자는 내용이다. 정부와 상공계는 현재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 중인데 법령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거나 법령에 없는 내용을 정해진 규제안에서 실험적으로 도입하는 제도다. ‘메가 샌드박스’는 이 제도를 훨씬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싱크탱크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 ‘최근 한국경제의 도전과제와 대응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 하고 있다. 공동취재

최 회장은 22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 기조연설에서 세계가 자유무역 체제에서 보호무역 체제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한국은 새로운 모델 국가로 방향을 정해야 한다면서 이 제도를 제안했다. 최 회장은 “저성장, 교육 문제,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 문제가 상당히 있다. 이것을 하나하나 따로 풀 방법은 없다”며 “한꺼번에 해결할 아이디어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메가 샌드박스”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로 획기적인 전환을 이룰 수 있는 큰 효과는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샌드박스를 ‘메가 단위로, 커다란 단위’로 해야 한다. 시도 단위 형태로 가야 성공 가능성이 존재한다. (메가 샌드박스를 도입하면) 국제 경쟁력이 있는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도시에는 산업 기능, 교육 기능, 해외 인재를 유인할 수 있는 요소에다 규제를 풀어 그 안에서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군을 추가하자는 게 최 회장 주장이다. 최근 대구를 찾았던 최 회장은 대구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약 200만 명 인구의 대구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의 테스트베드로 삼고 대구 시민이 특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이들이 쓴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면 자연스럽게 인프라가 깔리고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울산은 제조 AI를 만들 수 있는 샌드박스 형태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이날 연설을 한 국회 미래산업포럼은 국회미래연구원이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산업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논의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날 발족식에는 주호영 국회부의장, 주호영 국회부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